↑ 미국 체조선수 시몬 바일스가 도쿄올림픽 체조경기 종목에서 기권한 이후 후원사인 애슬레타 등은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출처 = 바일스 인스타그램 캡처] |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초대형 후원사 대신 중소규모 스포츠용품·스포츠웨어 업체들과 계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룰루레몬, 애슬레타 등 스포츠 업체들은 실적보다 선수 개개인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신제품 개발 등에 선수를 참여시켜 프로선수들의 운신 폭이 더 넓다고 뉴욕타임스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과거 엘리트 선수들과 후원사 간 불합리한 계약 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선수와 후원사 간 관계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27일 시몬 바일스가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단체전에서 기권한 이후 후원사인 애슬레타는 "경기 안팎에서 바일스의 웰빙을 지지한다"는 지원 성명을 발표했다. 룰루레몬 최고 브랜드 책임자인 니키 노이버거는 "브랜드와 고객은 순위나 기록에 대해서는 신경을 덜 쓴다"며 "고객들은 선수들의 경기 뿐 아니라 선수들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겪는 여정에서의 기복들, 트랙 밖에서의 일상을 알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특히 임신·출산을 겪는 여성 선수들이 후원사를 옮기는 경우가 많다. 2008년과 2012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육상선수 앨리슨 펠릭스는 2017년 나이키와의 계약 종료 이후 애슬레타와 계약했다. 애슬레타가 펠릭스의 육상 트랙 이외의 경력을 지원하고, 자녀 출산 등에 대해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펠릭스는 최근 애슬레타와 협업해 '새이쉬'라는 단독 스니커즈 브랜드를 내놓기도 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운동복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정상급 선수들을 후원할 수 있는 회사가 늘어난 것도 선수들의 이동에 영향을 미쳤다. 애슬레타와 룰루레몬은 지난해 매출이 급증한 희귀 의류 브랜드 중 하나라고 NYT는 보도했다. 선수들이 반드시 경기를 뛰지 않더라도 인스타그램 등 개인 SNS를 사용해 대중과 적극 소통할 수 있다는 점도
앤젤린 샤인바움 크림슨대 마케팅 부교수는 "여성 운동선수들이 그들의 스토리와 동의어가 될 수 있는 소규모 브랜드에 합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많은 여성 선수들이 온라인에서 더 영향력이 있고, 브랜드들이 이를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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