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허난성 정저우의 집중 호우를 취재하는 외국 매체 기자들이 현지 주민들의 집단 괴롭힘으로 힘들다며 호소하고 있다. 심지어 이들 주민은 기자들을 향해 살해위협까지 서슴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29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외신기자협회(FCCC)는 전날 성명을 통해 정저우 재난을 취재하는 외국 매체 기자들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며 중국 당국에 언론인의 안전을 보호할 책임을 지라고 촉구했다. 또 영국 BBC와 미국 LA타임스의 기자는 살해위협까지 받고 있으며, 중국 공산당의 청년 조직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은 웨이보를 통해 BBC 기자의 소재를 파악해 신고할 것을 독려했다고 밝혔다.
독일 도이체벨레와 로스앤젤레스타임스의 기자는 지난 24일 정저우 거리에서 군중에 둘러싸인 채 영상 장비를 뺏길 뻔했고, 터널 참사를 취재하던 AFP통신 기자는 일련의 사람들에 에워싸인 채 촬영 영상을 삭제해야 했다고 자신의 SNS를 통해 전하기도 했다.
FCCC 요구에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인들이 자국을 욕보이는 서방 매체의 보도에 화가 났으며, 서방 매체는 중국에 대한 편집증적 시각을 형성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현지 주민들을 두둔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저우 물난리를 취재하다 수낭을 당한 것은 비단 외신 기자단 뿐만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기록적인 폭우 속 희생된 정저우 지하철 승객들의 추모공간을 촬영하던 중국 남방도시보와 차이신미디어의 기자들이 현지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이들 기자는 조사를 받고 찍은
한편, 정저우에는 지난 20일 폭우가 쏟아져 현지 지하철 5호선 안으로 빗물이 밀려들면서 14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현지 주민들은 급작스런 폭우보다는 관리들의 늑장·부실 대응이 화를 키웠다고 비난하고 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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