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팔리는 가장 유명한 아이스크림 중 하나인 '벤앤제리스' 창업자들이 이스라엘의 비판과 불매운동 위협에도 "우리는 공동선을 추구한다"며 기업 철학을 강조했다. 벤앤제리스는 이달중순 이스라엘이 점유한 팔레스타인 땅에서 아이스크림을 팔지 않겠다고 나서면서 주미 이스라엘대사는 물론 이스라엘 총리의 공개 비난을 받았다. 그럼에도 창업자들은 회사의 결정이 옳았다고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이다.
1978년 '벤앤제리스'를 설립한 베넷 코헨과 제리 그린필드는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게재한 칼럼에서 "우리는 자랑스러운 유대인이고, 이스라엘이라는 나라의 지지자이지만, 이스라엘의 일부 정책에는 반대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들은 "점령지에서 아이스크림 판매를 중단한 것은 회사 43년 역사에서 내린 가장 중요한 결정 중 하나"라며 "반유대주의가 아닌, 유대교 핵심 교리인 정의와 인권의 개념을 발전시키는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앞서 벤앤제리스는 19일 "팔레스타인 점령지에서 아이스크림이 팔리는 것이 회사의 가치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팔레스타인에 아이스크림을 유통하는 이스라엘 회사와 2022년 계약이 종료되면 계약 연장을 하지 않겠다고도 덧붙였다.
벤앤제리스는 2000년 유니레버에 인수됐다. 일반적으로 규모가 훨씬 큰 대기업에 인수되면 인수 전 원래 기업의 경영철학을 유지하기 어렵지만, 벤엔제리스는 인수계약을 맺으면서 독립적인 이사회를 요구했다.
코헨과 그린필드는 이스라엘의 국경 밖에서 제품 판매를 중단한 것은 이스라엘에 대한 보이콧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밝혔다. 그들은 "회사 결정은 평화를 막는 불법 점거를 이어가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기본 인권을 침해하는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거부"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국가 정책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반 유대적이라는 개념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언급은 지난 20일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가 앨런 조프 유니레버 최고경영자와의 통화에서 자회사 벤앤제리스를 비난한 데 대한 반박으로 볼 수 있다. 당시 베네트 총리는 벤앤제리스가 반(反)이스라엘 조치를 하고 있다면서 이스라엘 국민에 대한 거부 운동에 강
두 창립자는 "우리는 기업이 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라고 믿는다"며 "기업은 더 넓은 의미의 공동 선을 위해 힘과 영향력을 사용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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