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휴식 때 60~100bpm
"경기 내내 놀라운 평정심 유지"
활시위를 당기는 와중에도 평정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화제를 모았던 양궁 국가대표 김우진 선수가 경기 중에 실제로 평정심을 유지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됐습니다. 바로 심박수를 통해서 입니다.
김우진 선수는 전날(28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1회전에 출전해 총 9발의 화살을 쐈습니다.
총 9발의 화살 가운데 김우진 선수가 첫 화살을 쏠 때 당시 심박수가 86bpm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지막 발은 무려 73bpm이었습니다. 김우진 선수가 기록한 가장 높은 심박수는 경기 중반 95bpm이었으며 평균 심박수는 84bpm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성인이 움직임이 없는 휴식 시간 동안 심장박동수는 분당 60~100bpm으로 나타납니다. 이 점을 고려하면 김우진 선수는 경기 내내 놀라운 평정심을 유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김우진의 64강 상대였던 헝가리 선수 벌로그흐는 첫발부터 168bpm이 넘는 심박수를 기록했으며 마지막 한 발을 쏠 때는 162bpm으로 기록되는 등 경기 내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김우진 선수의 심박수는 한국의 다른 양궁 선수들과 비교해도 놀라운 수치입니다. 전날 32강에서 탈락한 김제덕 선수는 첫 화살을 쏠 때 심박수가 131bpm이었고, 개인적 탈락을 결정짓는 마지막 한 발에서는 163bpm까지 뛰었습니다.
'심박수 중계'는 이번 도쿄올림픽에 처음 도입됐습니다. 시청자들이 양궁 선수들의 긴장감을 심박수로 실시간 확인하면서 경기를 더 재밌게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입니다.
세계양궁연맹(WA) 회장은 "양궁을 TV로 보면 금메달을 따기 위해 10점을 맞혀야 하는 선수들의 긴장감을 느끼기 어렵다"며 "선수들의 생생한 긴장감을 전해 주고 싶다"고 심박수 중계를 찬성한 바 있습니다.
선수들은 심박수를 측정하기 위해 몸에 따로 측정 기계를 달지 않습니다. 별도 센서 착용 없이 영상 카메라를 활용해
하지만 선수들은 자신의 심박수를 볼 수 없습니다. 선수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기 위해 TV로만 송출되며 경기장 내에서는 따로 표기되지 않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