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도쿄올림픽이 개막한 가운데 스포츠 종목 여성 선수들이 성차별에 맞서 자신들의 대회 복장을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착용하는 일들이 잇따르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같은 여성 선수들의 결정에 전 세계 여성들은 공감과 연대를 보내며 아낌없는 응원에 나서고 있다.
![]() |
↑ 독일 여자 체조 대표팀이 유니타드(unitard)를 입고 2021 도쿄올림픽 여자 체조 예선전에 출전한 모습. [사진 출처 = 파울린 쉬퍼 인스타그램] |
독일 여자 체조 태표팀은 성적 대상화를 막기 위해 기존 팔다리 노출이 심한 유니폼 대신 이같은 유니폼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독일 여자 대표팀은 지난 4월에도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유럽 체조 선수권대회에 유니타드를 입고 출전해 상당한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독일체조연맹은 "(새 유니폼은) 스포츠계 성차별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팀 소속 사라 보스 선수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어릴 땐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사춘기가 오고 생리가 시작되면 매우 불편하다"고 했다.
또 다른 독일 체조 선수 엘리자베스 자이츠도 "모든 체조 선수들은 편안하고 자신의 기량을 선보이는데 도움이 되는 경기복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독일팀의 파울린 쉬퍼는 23일 소셜미디어(SNS)에 올림픽 훈련 사진을 올리며 "우리 팀 새 옷이 어떤가"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이 글에 국제체조연맹(FIG)를 비롯해 1만3000여명이 '좋아요'로 화답했다.
![]() |
↑ 노르웨이 비치핸드볼팀 여자선수들이 반바지 유니폼을 입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출처 = 노르웨이 비치핸드볼팀 트위터] |
노르웨이 비치 핸드볼 팀 선수들은 규정에 의해 자신들이 입어야 하는 비키니 하의가 너무 제한적이고 지나치게 성적인데다 불편하다는 이유로 비키니를 하의를 거부했다.
비치 핸드볼은 모래 위에서 열리는 핸드볼 경기로 선수들은 수영복을 입고 경기에 출전한다. 유럽핸드볼연맹 규정에 따르면 여성은 비키니 하의를, 남성은 반바지를 입어야 한다.
하지만 노르웨이 비치 핸드볼 팀은 지난주 불가리아에서 열린 유럽 비치핸드볼 선수권대회에서 비키니가 아닌 반바지를 입고 출전했다.
이에 유럽핸드볼연맹은 '부적절한 의복과 의류 규정 위반'을 이유로 선수 한 명당 한 경기에 벌금 50유로(약 6만7000원)씩 벌금을 부과했다고 AP 통신 등은 보도했다.
미국의 유명 팝가수 핑크는 노르웨이 여자 비치핸드볼팀에 부과된 벌금을 대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핑크는 지난 25일 트위터를 통해 "남성처럼 반바지를 입지 못하게 한 규정에 항의한 노르웨이 여자 비치핸드볼팀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벌금은 성차별을 한 유럽핸드볼연맹이 내야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잘했어. 아가씨들. 너희들을 위해 벌금을 기꺼이 내겠어. 계속 싸워줘"라고 덧붙였다.
이에 여성들은 '성적인 유니폼은 운동선수들의 능력을 보여주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연대는 힘을 만들 수 있다', '남성들은 반바지를 입을 수 있는데 왜 여성들은 안 되는 것이냐' 등의 답글로 호응했다.
반대로 여성 선수의 유니폼이 너무 짧다는 이유로 제지를 당한 사례도 있다.
![]() |
↑ 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육상, 멀리뛰기 선수 올리비아 브린. [사진 출처 = 올리비아 브린 트위터] |
브린은 지난 18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영국 육상선수권에 출전했다가 지나치게 짧은 바지를 입었다며 제지를 당했다"며 "할 말을 잃었다"고 적
이어 "남성 경쟁자도 비슷한 비판을 받았을지 의문이 들었다"며 "우리는 18세기가 아니라 2021년을 살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전 세계 여성들이 "여전히 여성들은 능력이 아닌 외모로 평가한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