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통해 "부상 때문이 아니라 부담감 때문이었다"
각계에서 응원·목소리 이어져 "그녀는 여전히 G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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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몬 바일스/사진=CNN |
미국의 '체조여왕' 시몬 바일스가 2020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단체전 경기를 기권한 후 "때로는 정말로 어깨에 온 세상의 짐을 진 것처럼 느껴져"라는 심정을 밝혔습니다.
어제(27일) 바일스는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에 출마했다가 한 종목만 뛰고 기권했습니다.
가장 자신있는 주 종목 도마에서 낮은 점수를 받자 나머지 3개 종목을 뛰지 않기로 한 것입니다.
단체전 경기는 팀당 3명이 출전해 도마·이단평행봉·평균대·마루운동 4개 종목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바일스는 첫 번째 종목 도마에서 기대보다 낮은 점수인 13.766을 받고 잠시 팀 닥터와 대회장을 빠져나갔다가 다시 돌아와 남은 종목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후 바일스는 벤치에서 동료들을 활기차게 응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바일스 대신 다른 선수가 출전해 경기를 진행한 미국은 4개 종목 합계 166.096점을 얻으며 은메달을 땄습니다. 금메달은 169.528점을 얻은 러시아올림픽위원회에게 돌아갔습니다.
미국체조협회는 바일스가 부상 등의 의학적인 이유로 기권한다고 밝혔으나 경기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바일스가 부상은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제가 바보 같은 실수로 부상을 당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한발 뒤로 물러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냥 뒷자리에 앉아 마음을 추스르는 것이 조금 더 나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올림픽 경기로 인해 쌓인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크게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 있게 되면 정신이 좀 나가게 된다. 나는 나의 정신건강에 집중하고 나의 건강과 안녕을 위험에 처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후 그는 인스타그램에 "때로는 정말 온 세상의 짐을 진 것처럼 느껴진다"며 "그런 부담감을 털어내고 나에게 영향을 주지 않을 때도 있지만 가끔은 부담이 된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또 "올림픽은 장난이 아니다"라는 말을 덧붙여 올림픽이 선수들에게 주는 심리적 부담감을 절실히 표현했습니다.
그는 또 다른 게시물을 통해 계속해서 경기에 열심히 임해준 동료 선수들에 대한 감사도 전했습니다.
바일스는 선수들과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선수들이 너무나도 자랑스럽다"며 "포기하지 않고 역경에도 맞서 싸우는 모습을 평생 기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경기장을 떠난 바일스에게 많은 사람들의 격려와 응원이 이어졌습니다.
전 미 체조선수 앨리 레이즈먼은 NBC 방송 인터뷰를 통해 '바일스는 인간이다. 가끔 사람들은 그걸 잊는다"며 바일스에게 얼마나 큰 압박이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전해습니다.
전직 동료 로리 에르난데스도 그녀가 자랑스럽다는 말과 함께 "바일스도 인간이다"라는 말을 남겼고,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애덤 리폰은 "아주 많은 사랑을 보낸다. 우리는 너를 사랑한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바일스를 놓고 "여전히 GOAT"라는 표현을 담은 트윗을 올려 그녀를 응원하는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GOAT는 Greatest Of All Time의 약자로 역사상 최고의 선수를 찬사할 때 쓰는 말입니다.
CNN 등의 언론들도 바일스에게 GOAT이라는 표현을 쓴 보도를 통해 그녀의 결정을 지지하고 응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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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몬 바일스를 응원하는 기사/사진=CNN 캡처 |
바일스는 지금까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서 30개 메달을 획득하며 미국 '체조여왕'으로 불리는
2018년 전 미 체조대표팀 주치의 래리 나사르가 30년이 넘는 기간동안 150명 이상의 선수들을 성폭행해왔다고 폭로한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바일스는 오는 29일 개인종합 경기를 앞두고 있지만, 남은 경기에 출전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김지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jihye613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