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 방역' 질문 연달아 하자 역정 내
지난 21일 저녁, 일본 도쿄의 나가타정 총리관저 1층 로비에서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기자들 앞에 섰습니다.
이 당시는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무리한 강행과 함께 일본 국민의 안전 등에 관한 다소 부담스럽고 예민할 수 있는 질문에 대해 답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도쿄 올림픽의 개최 의의에 대해 묻는 첫 번째 질문은 무난하게 넘어갔으나, 두 번째 질문부터 다소 표정이 굳어갔습니다.
아사히신문 소속 기자가 도쿄도 내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대한 총리의 대응 방침을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도쿄도와 함께 제대로 대응해 나갈 것이며, 특히 백신 접종에 역점을 두겠다"는 두루뭉술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세 번째 질문에 대해 그는 눈에 띄게 예민한 표정을 보였습니다.
한 TBS라디오 기자가 자신의 소속사와 성명을 밝히며 "오늘 도쿄의 하루 확진자가 1832명이었다. 총리, 얼마 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본인의 책임이라고 했는데, 감염자가 이 정도로 늘어나면 국민의 생명을 정말로 지킬 수 있는 것이냐” 며 질문했고, 스가 총리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분석을 해보아라. 오늘도 도쿄 확진자가 1000명을 넘었지만, 중증화 위험이 높은 65세 이상 고령자의 비중은 4%도 안된다. (당장 크게 위험한 상황이 아님을) 숫자가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라고 답변했습니다.
해당 답변에 이어 TBS 라디오 기자는“그동안 총리께서는 올림픽 관계자들과 일반 국민은 동선이 다르기(이른바 ‘버블방역’)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것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 말씀과 실제가 다른 것 아니냐” 며 추가 질문을 던졌습니다.
스가 총리는 “여기에 대해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제대로 대응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대회조직위원회와 연계해 잘 지켜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한다.”고 애매한 답변을 했습니다.
결국 TBS라디오 기자는 다시 한 번 "결국 말씀과 실제가 달랐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냐"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 대목에서 스가 총리는 "룰을 지키세요!"라며 짜증스러운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가 언급한 '룰'이란, 기자가 총리에 지켜야 하는 룰을 의미합니다.
질문은 추가질문 없이 단 1번만이 허용되고, 만약 추가 질문을 할 경우 ‘소속사와 성명’을 다시 한 번 밝혀야 합니다.
까다로운 질문을 한 명의 기자가 잇따라 하자 갑작스럽게 '룰'을 언급하며 응수한 것입니다.
결국 스가 총리는 바로 옆에서 사회를 보던 오노 히카리코 내각 홍보관(대변인)을 돌아보고 “(규칙을 지키라고 기자들에게) 분명히 말하세요!”라고 지적했습니다.
오노 홍보관은 당황해 하며 TBS라디오 기자에게 주의를 주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