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관치료 후 마지막 트윗 남기고 사흘 뒤 사망
현지언론 '교회 통한 잘못된 백신 믿음' 가능성 제기
백신에 대해 조롱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던 미국의 30대 남성이 결국 코로나19로 사망했습니다.
해당 남성은 죽는 순간까지도 백신 접종을 거부하며 정부의 노력을 비난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어제(24일) CNN 등 현지매체는 코로나19에 걸린 30대 남성 스티븐 하먼이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의 한 병원에서 지난 21일 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하먼이 SNS에 남긴 정보에 따르면 그는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한 달여만에 폐렴 증상이 악화돼 6월 말쯤 입원을 했습니다.
지난달 3일에는 트위터에 "나에게 99개의 고민이 있지만 백신은 그중 하나가 아니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는 래퍼 제이지의 노래에 나오는 "나에게 99개의 고민이 있지만 그녀는 그중 하나가 아니다"라는 가사를 패러디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지난 8일에는 각 가정을 방문해 백신 접종을 장려하겠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계획을 비판했습니다.
하먼은 "집집이 찾아가는 바이든의 백신 '감시자'는 '코비드의 증인'이라고 부를 만 하다. #계속돌아다녀라얼간아"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이는 각 가정을 찾아다니며 포교하는 특정 종교집단을 빗대 비웃은 것입니다.
이후 상태가 위중해지자 하먼은 "결국 의료진의 권고대로 산소 삽관 치료를 하기로 했다. 언제 일어날 수 있을지 모르니 기도해달라"는 트윗을 마지막으로 사흘 뒤 숨을 거뒀습니다.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그의 소셜미디어 계정은 모두 비공개로 전환됐습니다.
이에 미국 언론들은 하먼이 자신이 다니던 교회를 통해 백신에 대한 잘못된 믿음을 가졌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CNN은 그가 LA의 힐송교회 신자였으며 입원 기간 해당 교회 브라이언 휴스턴 원로목사와 자주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휴스턴 목사는 트위터를 통해 그의 사망 소식을 알리며 애도했습니다.
그는 백신과 관련해 "(교회의) 많은 직원과 신도들이 이미 백신을 접종했다"면서도 "다만 이것(백신 접종)은 개인이 의료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 결정할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LA 카운티의 경우 지난 22일 기준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 수가 3000명을 넘어섰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 2월 수준을 따라잡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지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c_100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