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중국 허난성 정저우에서 시민들이 물에 잠긴 도로를 자동차를 타고 건너고 있다. 정저우에서는 사흘간 일년치 강수량에 맞먹는 비가 내리면서 최소 25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 = 연합뉴스] |
허난성 당국이 집계한 이번 홍수로 인한 사망자만 33명으로 늘었고, 8명이 실종됐다고 중국중앙방송(CCTV)이 22일 보도했다. 비 피해가 가장 컸던 성도 정저우에서 지하철 안에 갇혔던 승객 12명 등 25명이 숨지고 7명이 실종됐다고 성 당국이 밝힌지 하루만에 사망·실종자가 9명 더 늘어난 것이다.
지난 17일부터 이어진 폭우로 허난성에서는 37만6000명이 대피했다. 비 피해를 입은 수재민은 300만4000명에 달한다.
허난성에서 이처럼 비 피해가 컸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실제 내린 비의 양이 이례적으로 많았고, 강우 예보가 정확하지 않아 미리 비 피해에 대비할 시간이 없었다.
정저우에서는 지난 17일 오후 6시부터 20일 오후 6시까지 사흘간 617㎜의 비가 내렸다. 정저우는 연간 평균 강수량이 640㎜인 곳이다. 1년 치 비가 사흘간 퍼부은 것이다. 허난성 신샹시에서도 20일부터 이틀간 812㎜의 폭우가 쏟아졌다.
중국 온라인 매체 펑파이 분석에 따르면 20일 오후 4~5시 사이 1시간동안 내린 비(200㎜)에 정저우 면적(7500㎦)을 곱하면 1.5㎦(t)가 된다. 항저우에 위치한 거대 호수인 시후(西湖)를 100개 이상 채울 수 있는 물이 1시간에 쏟아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많은 비가 3일 동안 계속 내린 이유를 북상하던 태풍 옌화에서 찾고 있다. 태풍은 정저우에서 1000km 이상 떨어져있었지만,태풍과 아열대고기압이 만든 다량의 수증기가 편동풍을 타고 왔고, 이 비구름이 바다를 지나면서 세력을 키워 폭우를 뿌렸다는 설명이다. 비구름이 정저우 인근 타이항산, 지엔녀우산을 넘어가면서 정저우 지역에 강수가 더 집중됐다.
12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지하철 침수에서는
부족한 침수 방지시설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펑파이 보도에 따르면 지하철에 물이 차면서 한동안은물이 승객 무릎 정도로 유지됐는데, 30분 만에 물이 목 높이까지 차올랐다. 지하철 역사 안에 모래 주머니 등 침수방지 시설이 폭우에는 역부족이었고, 역 주변 주차장이나 지하차도 출입구 등을 통해서 물이 유입되면서 수위가 갑자기 높아졌다는 추측이 나온다. 사고가 난 지하철 역의 방수문이 수동으로 작동해, 침수된 이후에는 문을 닫을 방법이 없었다는 것도 피해를 키웠다.
현지 매체들은 예보의 정확성도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허난성 기상청이 폭우가 내리기 하루 전 성 정부로부터 이상기후에 대한 보고를 받았지만, 예보는 비가 정저우에서 북쪽으로 100km 떨어진 타이항산 인근에 내린다는 내용이었다. 성도 정저우 등은 거리가 멀리 떨어져있어 비 피해가 적을 것이라는 내용으로 전달됐다.
하지만 비는 인구 1200만명의 도시인 정저우에 쏟아졌고, 20일 정저우시에서 최고 경보 단계인 적색 경보를 발령했을 때는 이미 출근시간이 지난 후였다. 오후에 쏟아진 비에 물이 불었고, 퇴근길에 지하철을 타러 이동한 시민들이 역에 갇히면서 인명피해가 커졌다.
천타오 중국 국가기상센터 수석 예보자는 기상예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이상기후에서는 현대 예측 모델의 불확실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베이징에 있는 국가기상센터는 슈퍼컴퓨터를 사용해 예보한다. 유엔산하 세계기상기구가 인정한 세계 9곳의 기상센터 중 한 곳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우량 예측은 다른 기상 조건 예측보다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SCMP는 중국 기상당국의 24시간 강우 예보(24시간 이내 비가 올 수 있는 확률을 예보하는 것)가 2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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