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방송 때는 '아무말' 내뱉으며 조롱
↑ 욱일기 티셔츠를 입고 엉터리 사과 방송하는 콜롬비아 라디오 방송 / 사진 = 콜롬비아 BTS 팬 트위터 |
콜롬비아의 한 라디오 방송 진행자가 최근 방탄소년단(BTS)에 대한 인종차별과 비하 발언을 해 논란이 일자 사과했습니다. 그런데 엉터리 조롱성 사과를 하면서 라디오 진행자들을 향한 비난이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18일 콜롬비아 현지 언론과 BTS 팬클럽 SNS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 라디오 방송 '엘 마냐네로'는 지난 9일 BTS의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를 틀면서 BTS를 향해 '그 중국인들'이라고 말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신곡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를 신청곡으로 받아 소개하던 진행자들이 "이 치노(중국인)는 너무 빠르다" 등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겁니다.
이어 이들은 "그들이 돈을 엄청 쏟아부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돈으로) 차트 최상위에 오르고 돈으로 그래미 시상식에 갔다"고 말했습니다. "돈을 써서 중요한 행사들에 나간 후에 아무 상도 타지 못했다"고 덧붙이며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이 곡 신청한 것도 한국 대사관에서 한 것"이라며 "방탄소년단이라고 해서 다 좋아해야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 등의 말을 연이어 내뱉었습니다.
↑ BTS / 사진 = 빅히트 뮤직 제공 |
방송이 나간 이후 BTS의 팬들은 분노를 하며 성명을 내고 방송사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항의를 했습니다.
이에 지난 13일 진행자가 방송에서 "우리가 꼭 (사과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우리 표현이 조금 거셌다면 그 부분은 사과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아니라 조롱과 도발에 가까웠습니다.
진행자는 애국가를 틀어 놓은 채 번역기에 돌린 듯한 기계음의 한국어로 사과 내용과 관련 없는 각종 남미 음식을 열거하는 내용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애국가를 중간에 끊고 '드래곤볼' 주제곡을 재생하기도 했습니다.
팬들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13일 방송 당시 한 진행자는 '드래곤볼' 가발을 쓰고 욱일기가 그려진 티셔츠도 입고 있었습니다.
논란은 더욱 커져 인터넷에는 콜롬비아 안팎의 BTS 팬들을 중심으로 해당 라디오 채널과 진행자들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콜롬비아 일간 '엘티엠포'는 이 논란을 다루며 "BTS의 성공은 멤버 각자와 회사의 노력, 팬들의 사랑 덕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문제의 발언을 직접 반박하기도 했으며 일부 콜롬비아인들은 트위터 등에서 한국어로 대신 사과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