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은 커녕…일 언론, 올림픽 '이순신 현수막'에 "반일 상징" 적반하장

日누리꾼들 "올림픽의 정치적 이용"

도쿄올림픽 개막을 목전에 두고 한국 선수단 숙소 외벽에 이순신 장군을 상징하는 현수막이 걸리자 한 일본 언론이 이를 "반일 상징"이라며 저격했습니다. 일본 국민들은 이러한 내용이 담긴 기사를 SNS를 통해 공유하면서 "올림픽의 정치적 이용"이라며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도쿄스포츠 "불온한 현수막 내걸었다"

일본 스포츠 매체 '도쿄스포츠'는 현지 시간 15일 '한국 선수단이 선수촌에 불온한 전시메시지를 담은 반일 현수막을 내걸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며 도쿄 올림픽으로 마련된 한국 선수단 숙소에 걸린 현수막을 비판했습니다.

도쿄스포츠는 "대한 체육회의 직원이 한국 국가 대표 선수들을 북돋우기 위해 이순신 장군의 문구를 응용한 현수막을 준비한 것"이라며 "이순신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출병에 저항한 '반일 영웅'으로 한국에서 신격화 되어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반일 상징을 들고 나와 일본과 당시 조선 사이의 전쟁에 관련된 단어를 선수촌에 내건 것은 큰 파문이 예상된다"며 "한일 간에는 도쿄 올림픽을 둘러싸고 독도의 표기와 욱일기 사용 등 불씨가 피어 오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누리꾼들은 해당 기사의 링크를 트위터를 통해 공유하며 "올림픽의 정치적 이용"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는 분위기입니다.

해당 기사를 접한 일본 누리꾼들은 "명백하게 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가 말이 없다면 일본 정부가 대응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럴 바에 오지를 말지", "추방시켜라" 등의 다소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한체육회 "선수들 전의 끌어올릴 응원 문구"

앞서 도쿄올림픽 한국선수촌에는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군선이 남아있사옵니다'라는 이순신 장군의 글을 패러디한 응원 문구가 등장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신에게는 아직 5000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적은 현수막과 태극기가 함께 숙소 외벽에 걸리며 눈길을 끈 겁니다.

이순신 장군은 1597년 명량해전 당시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아직도 제게 열두 척의 배가 있고, 저는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라는 글을 남기고 전쟁터로 향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12척의 군선으로 133척의 왜적 함대를 격파했습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일본에서 개최하는 만큼, 특별한 메시지를 준비했다"며 "선수들의 전의를 끌어올릴 만한 응원 문구를 찾다가 한 직원의 제안으로 해당 현수막을 준비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내로남불 행각에 도쿄 '논란 올림픽'

앞서 일본은 올림픽 성화봉송로 지도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시한데 이어 방위백서를 발간하면서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하는 등 논란을 자초한 바 있습니다.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이 군함도 강제노역 피해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 등 후속 조치도 이행하지 않았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외교부는 지난 11일 일본 측이 한일 정상회담 조율 과정에서 협의내용을 일방적으로 자국 언론에 유출하고 있다며 강한 유감의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