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지난 3월 이미 인구의 절반 가량이 코로나19에 걸렸을 수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당시 정부에서 공식 발표했던 숫자보다 12배 이상 많은 수치다.
자카르타 주 보건국과 인도네시아대 공중보건학부, 인도네시아 주재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등이 지난 3월 5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항체를 테스트한 결과 44.5%에서 항체가 검출됐다고 CNN이 14일(현지시간)보도했다. 항체가 검출됐다는 것은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의미다. 이 조사결과는 지난 10일에 발표됐다.
연구결과를 통해 유추하면 자카르타 인구인 약 1060만명 중 3월 말까지 최대 470만명이 감염됐을 수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위디아스투티 자카르타 보건소장은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 조사를 통해 감염된 자카르타 주민 비율을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인도네시아 국영통신사 안타라가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2021년 기준 2억7636만명으로, 세계 4위 규모다. 특히 수도인 자카르타의 인구 밀도가 높아 전염성이 강한 델타 변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판두 리오노 인도네시아대 공중보건학교 전염병 전문가는 "이번 조사에서 인구 밀집 지역에 사는 사람들, 과체중 또는 비만인 사람들, 혈당 수치가 높은 사람들이 코로나19에 더 감염되기 쉽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안타라가 보고했다.
연령별로는 30~49세에서 감염자가 많았고, 여성이 감염된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CNN은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위기가 공식수치가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증명된 것"이라며 "인도네시아는 감염 테스트와 감염경로 추적이 느리다"고 지적했다.
한번 감염됐던 사람들은 코로나19에 면역력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나, 이 면역력이 얼마나 지속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CNN은 보도했다. 연구자들은 "자카르타처럼 지역간 이동이 많은 개방된 도시에서는 집단 면역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아워월드데이터에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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