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인종차별로 얼룩진 '유로2020'…어린아이도 무차별 폭행

현지 취재 기자, 해당 영상 올리며 "역겨운 행동" 지적
흑인 선수 실축에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 비난하기도

↑ 유로2020 결승전 / 사진=영국ITV 캡처

유럽 최고의 축구 제전,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의 결승전이 현지시간으로 12일 잉글랜드 홈 경기장인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운데, 일부 잉글랜드 팬들이 폭행을 휘두른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ITV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티켓을 구입하지 않고 웸블리 스타디움에 난입한 일부 팬들은 관중석으로 향하는 복도에서 경기장을 찾은 아이를 붙잡고 마구잡이로 폭행했습니다. 아이는 성인이 다가와 갑자기 휘두르는 주먹에 놀라 도망치지도 못했습니다.

또한 중동 출신으로 보이는 한 남성에게 여러 사람이 동시에 머리를 가격하고 발로 차는 등 집단 폭행도 이어졌습니다.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폭력을 휘두르는 과격한 팬들의 모습은 현장에 취재를 나갔던 한 기자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포착됐습니다.

ITV의 카일 클렌 기자는 해당 영상을 SNS에 올리면서 “역겨운 행동”이라고 비난했습니다.

↑ 유로2020 결승전 폭행 / 사진=영국ITV 캡처

폭행은 뒤늦게 웸블리 스타디움의 보안요원들이 달려오면서 중단됐지만, 일부는 고함을 치며 분을 가라앉지 못했습니다.

현지에서는 일부 과격한 팬들이 집단 폭행을 저지른 이유가 백인이 아닌 아시안과 중동인을 향한 차별적 행동이라는 의견과 티켓을 구입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라는 의견 등이 나오고 있지만 정확하게 파악된 사실은 없습니다.

이 일로 체포된 사람도 아직까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영상이 일파만파로 퍼지자 현지 경찰도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런던 경찰 측은 “현재 우리는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유로2020 결승전 / 사진=영국ITV 캡처

또한, 유로2020 결승전에서 인종차별을 의심할 만한 정황은 SNS에서도 포착됐습니다. 결승에 오른 잉글랜드와 이탈리아는 연장전까지 1대 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이탈리아가 3대 2로 승리했습니다.

잉글랜드는 승부차기에서 3~5번 키커로 나선 마커스 래시퍼드, 제이든 산초, 부카요 사카가 줄줄이 골을 넣는 데 실패하며 분루를 마셨다. 공교롭게 모두 흑인인 이들이 연달아 실축을 하자 극성스런 잉글랜드 축구팬 중 일부가 해당 선수의 SNS 등에 극심한 인종차별 공격을 쏟아 부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실축을 한 사카에는 19세의 어린 나이가 감당하기 힘든 공격이 쏟아졌습니다. 나이지리아 이중 국적자인 그를 향해 “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비난이 빗발친 것입니다.

이에 영국축구협회(FA)는 즉각적으로 성명을 발표하고 인종차별 행위를 비난했습니다. 또한 FA는 “모든 형태의 차별을 규탄하고, 일부 잉글랜드 선수들을 향한 온라인에서 인종차별에 경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