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가장자리 88.5㎞ 고도까지 1시간 비행
“여기까지 오는데 17년 동안 노고 있었다”
↑ 리처드 브랜슨 버진 그룹 회장이 유니티 우주선을 타고 우주 비행에 성공하고 귀환하면서 우주선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그는 "인생 최고의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사진=버진 갤럭틱 영상 캡처 |
민간인 우주여행의 문이 열렸습니다.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우주 관광 시범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브랜슨 회장은 한국시간으로 11일 오후 11시 40분 자신이 창업한 버진 갤럭틱의 우주비행선 ‘VSS 유니티’를 타고 우주여행에 나섰습니다. 유니티 우주선에는 브랜슨과 버진 갤럭틱 소속 조종사 2명, 임원 3명 총 6명의 인원이 탑승했습니다.
버진 갤럭틱은 이륙부터 착륙까지 75분 여정의 모든 과정을 생중계했습니다.
오는 18일 71살이 되는 브랜슨은 탑승 전 우주 비행사 일지에 서명하고 '007' 제임스 본드를 연상시키듯 “더블오 원, 스릴 면허(Astronaut Double-oh one. License to thrill)”라고 썼습니다.
‘VSS 유니티’는 모선인 ‘VMS 이브’에 실려 뉴멕시코주 스페이스포트 우주센터를 이륙했습니다.
↑ 11일(현지시간) 리처드 브랜슨 버진 갤럭틱 창업자를 포함해 6명이 탑승한 우주선 VSS 유니티가 탑재됐던 항공기에서 분리돼 우주를 향하기 위해 엔진을 가동하고 있는 모습 / 사진=로이터 통신 |
이륙 40분 뒤 한국 시각 12일 0시 25분 8.5마일(13.6㎞) 상공에 도달하자 ‘유니티’는 ‘이브’에서 분리돼 로켓 엔진을 분사했습니다. 이후 모선에서 분리된 유니티는 빠른 속도로 우주를 향해 날아오르며 지구 가장자리인 상공 88km에 이르렀습니다.
브랜슨은 고도 55마일(88.5㎞)까지 도달해 약 4분간 중력이 거의 없는 '미세 중력'(microgravity) 상태를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생중계 영상에서 브랜슨 회장은 우주선 안을 둥둥 떠다니며 “생애 최고의 경험이다. 이 아름다운 우주비행선을 개발하고 우리가 멀리까지 오도록 열심히 일해준 모두에게 고맙다”라고 전했습니다.
유니티에서 내린 브랜슨은 마중 나온 아내와 자녀, 손주를 껴안았고 “우리가 여기까지 오는데 17년 동안의 노고가 있었다”며 우주 관광 시범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버진 갤럭틱 팀을 격려했습니다.
↑ 제프 베이조스(왼쪽)와 리처드 브랜슨(오른쪽) / 사진=연합뉴스 |
이처럼 브랜슨 회장의 성공적인 첫 우주관광 시범 탑승으로 세계 억만장자들 사이의 ‘스타워즈 3파전’의 첫 이정표가 세워졌습니다.
치열한 우주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 우주 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을 창업한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는 오는 20일 ‘뉴세퍼드’를 타고 우주여행을 떠납니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52주년 기념일에 맞춰 남동생 마크와 82세 여성 월리 펑크 등과 함께 직접 우주 관광 체험에 나선다고 밝혔습니다.
베이조스는 브랜슨 회장을 향해 “비행을 축하한다”는 글을 올리며 자신도 '우주 관광 클럽'에 어서 빨리 가입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스페이스X를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오는 9월 일반인 4명을 우주선에 태워 지구를 공전하는
미 워싱턴포스트는 “브랜슨 회장이 (우주여행의) 새 시대를 열었다”고 의미부여했습니다. 또 이번 우주 비행이 버진 갤럭틱의 스물두번째 시험 비행이자 승무원을 완전히 갖춘 최초라는 점을 부각시켰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