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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매경DB] |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미국 애플·인텔로부터 회로선폭 3나노미터(nm·10억분의 1m)의 반도체를 공수받아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적인 칩 성능이 확인되면 애플의 아이패드에 대만제 3나노급 반도체가 장착돼 삼성전자의 추격을 받고 있는 TSMC가 전세계에 자사 초미세 공정 경쟁력을 거듭 인증받게 된다.
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복수의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을 통해 애플과 인텔이 TSMC를 상대로 3나노급 반도체를 건네받아 자사 디바이스에 맞는 디자인 설계 등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그간 업계에서는 TSMC가 올해 하반기 3나노급 반도체를 시범생산할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그런데 이날 닛케이 보도를 보면 TSMC가 구체적으로 고객사인 애플과 인텔을 상대로 이미 3나노급 반도체를 완성해 시범 공급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이보다 한 단계 낮은 5나노급 공정에 막대한 증설 투자를 전개 중으로, TSMC와 기술 경쟁에서 다양한 피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률이 전년 평균 20%대에서 올해 1분기 10%대 후반으로 낮아졌다. 영업이익률이 낮아졌다는 것은 안정적인 수율 관리에 어려움이 발생해 상품화가 안 되고 버려지는 불량품이 많아졌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반면 닛케이에 따르면 TSMC의 3나노 반도체는 5나노 대비 연산 능력을 10~15 % 향상시키면서도 전력 소비를 25~30% 줄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문은 내년 하반기 TSMC가 3나노 반도체 대량생산에 들어가 인텔과 애플 등 글로벌 고객사 수요를 충족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내 반도체 생산능력 향상을 도모하면서 인텔까지 자사에 필요한 반도체를 TSMC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파운드리 시설을 구축해 노트북 등에 들어가는 첨단 프로세서 등을 충당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하오 홍 전 삼성전자 미국법인(SSI) 파운드리 부문 담당을 영입, 자사 파운드리 사업 부문에 배치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내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공장에 170억 달러(19조원)의 장기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고 있는데, 미국 본토에서 TSMC는 물론 기술력을 갖춘 후발주자인 인텔과도 수년 내에 처절한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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