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로 지지고 성폭행 위협도…미얀마 고문은 '생지옥'이었다

미국 국적의 미얀마 언론인 나탄 마웅, 고문 경험 폭로
"그들에게 나는 인간이 아니었다"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 이후 잡아들인 시민 2000명이 6월 30일 석방되면서 2월 1일 쿠데타 이후 길게는 5개월 가까이 구금됐던 이들은 마중 나온 가족들과 기쁨을 나눴습니다.

이런 가운데 반군부 인사들이 체포된 뒤 심문 과정 및 교도소에서 어떻게 고문이나 폭행을 당했는지에 대한 폭로가 나왔습니다.

미국 국적의 미얀마 언론인으로 군부에 체포돼 3개월간 구금됐다가 지난달 풀려나 미국으로 추방된 카마윳 미디어 편집장인 44세 나탄 마웅은 현지 매체 이라와디와 자유아시아방송 등에 자신이 겪은 고문의 경험을 전했습니다.


3월 9일 사무실에서 체포된 후 동료 언론인 한 명과 함께 군 심문센터에 끌려갔다가 다시 한 가옥으로 옮겨진 마웅은 군경이 나흘 동안 잠도 안 재우고 물과 음식도 제대로 주지 않은 채 끊임없이 추궁했다고 전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군경은 주먹으로 머리와 얼굴, 어깨 등을 치고 발로 차는 폭행을 했고 두 손으로 귀를 마구 때리기도 했으며 화장실에 갈 때를 제외하고는 항상 눈을 가렸습니다.

그가 미국 시민권자라는 사실을 안 뒤에는 미국에 어떻게 정보를 제공했는지 묻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함께 잡혀간 동료 한타 녜인이 추후 자신에게 전한 상황은 더 끔찍했습니다. 그들은 문민정부 여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관계자들의 연락처가 있을 것으로 보고 녜인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알기 위해 가슴에 담배를 비볐습니다.

또 커다란 얼음을 담은 물에 수 시간동안 발을 담그게 하기도 했고, 옷을 벗긴 채 강간하겠다고 위협도 했으며 앉은 자세를 취하게 한 뒤 움직이면 가차 없이 폭행했습니다.

고문과 협박을 견디지 못한 녜인은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털어놓았습니다. 휴대전화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은 물론 틴 초 전 대통령 및 여러 해외 언론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대거 나오자 더 많이 맞았다고 녜인은 전했습니다.

특히 고문하던 군인들은 수치 고문 사진이 나오자 무슬림 여성들을 비하하는 저속한 표현까지 써가며 몹시 싫어하는 기색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갖은 폭행과 고문을 당한 후 2주 뒤인 3월 23일 양곤의 인세인 교도소 인근 한 감옥으로 이송된 마웅과 녜인은 쿠데타 이후 체포된 정치범 약 80명과 함께 한 방에서 생활했습니다. 그 중에는 학생, 작가, 가수 등과 NLD 고위 인사들도 있었습니다.


마웅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군부에 대항하는 임시정부 역할을 한 연방의회 대표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예 흘라잉 NLD 팡롱구 위원장도 교도소에서 가혹한 고문을 받았습니다.

군인들은 흘라잉 위원장의 손을 책상 위에 올려놓게 한 뒤 곤봉으로 내리쳤고, 수갑이 채워진 그의 손이 찢어지면서 살점이 뜯겨나갔습니다.

마웅은 "그들에게 나는 인간이 아니었다. 그들은 나를 동물처럼 취급했다"며 "노정치인들로부터 30여년 전 구금 당시 군부에 의해 겪은 생지옥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그와 같은 생지옥에 있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