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의 한 마을에서 코로나19로 숨진 가족의 영정 사진을 들고 있는 유가족 [EPA = 연합뉴스] |
인도에서 코로나19 피해를 과소 집계한 것은 이 나라에서 시작된 델타 변이의 영향을 파악하는 데 커다란 장애가 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델타변이의 공포를 키우는 이유다.
인도 사망자 110만명 이상 추산...공식 통계치의 3배 이상
지난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대 의과대학 산하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 분석 결과 인도의 실제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공식 통계(39만여명)의 3배에 가까운 11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인도 당국이 집계하는 공식 확진자 수는 불충분한 검사로 인해 실제 확진자의 3∼5%에 불과한 것으로 IHME는 추산했다.
영국 미들섹스대의 수학자 무라드 바나지는 인도의 사망 통계와 혈청학적 조사 결과 등을 근거로 인도 내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공식 집계 결과의 5배일 수 있다고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바나지 교수는 "인도 중앙정부가 코로나19 사망자가 적은 주(州)를 칭찬하고, 많은 주를 비난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도 각 지방정부의 과소 집계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코로나 확진자 수 과소 집계가 '델타 변이' 파악 더 어렵게 만들어
↑ [EPA = 연합뉴스] |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는 다른 변이보다 전파력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크리스토퍼 머리 IHME 소장은 "(인도의) 사망·확진자 수의 정확한 집계는 새로운 변이가 얼마나 큰 위협인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인도에서 델타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한 지난 4월부터 5월 초 사이 병원들은 다수의 환자를 그냥 돌려보냈다. 그 결과 진단검사를 받지 못하고 집에서 사망한 케이스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WSJ에 따르면 인도 북동부 우타르프라데시주의 한 빈민촌에 사는 38세 여성은 지난달 고열과 호흡곤란으로 여러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남는 병상은커녕 진단검사 키트조차 없었다.
이 여성의 남편 비에지 팔 싱은 "아내는 집에서 산소를 갈구하다 죽었지만 공식 사망자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최소한 우리 마을과 주변 지역에서 공식 집계는 완전히 엉터리"라고 말했다.
무서운 델타 변이...덴마크에선 '델타 플러스 변이' 첫 감염 사례도
↑ "인도 12개주서 '델타 플러스' 변이 감염자 51명" [사진출처 :인도 NDTV 홈페이지] |
영국은 델타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봉쇄를 4주 더 연장했고, 호주도 시드니 등 대도시를 봉쇄했다. 델타 변이는 영국에서 이미 지배종이 된 데 이어 포르투갈, 러시아 등 유럽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덴마크에서는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더 강한 델타 '플러스' 변이도 발견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도 델타 변이는 지배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LA타임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공중보건청이 조사한 결과 이 지역의 6월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델타 변이에 감염된 비율은 14.5%로
같은 기간 알파 변이의 감염자 비율은 한 달 만에 58.4%에서 37.7%로 줄었고, 감마 변이가 10.1%에서 21.6%로 증가했다. 감염자 비율로 보면 델타 변이가 세 번째이지만 증가 속도는 가장 빠른 셈이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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