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벨트 증손자 "인간의 가치 존중 않는 시대의 유적"
미국 뉴욕 맨해튼의 국립자연사박물관 앞에 설치된 미국 제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동상이 철거됩니다.
뉴욕타임스(NYT)는 현지시간으로 어제(24일) 뉴욕시 공공디자인위원회가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동상에 대해 만장일치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철거한 동상은 향후 박물관 등에 장기 대여한다는 방침이지만, 어떤 기관에 대여할지에 대해선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뉴욕 한복판에 위치한 루스벨트 전 대통령 동상은 1940년대에 세워졌습니다. 말을 탄 루스벨트가 미국 원주민 남성 한 명과 아프리카계 흑인 남성 한 명의 보좌를 받는 듯한 모습으로 제작됐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으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확산한 이후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습니다.
해당 동상이 제국주의를 미화한다는 비난을 받은 것입니다.
실제로 1901년 취임한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유럽의 기존 제국주의 세력에 맞서 미국을 팽창시킨 정치인으로 꼽힙니다.
동상 철거에 대해 자연사박물관 측은 "포용적이고 평등한 사회를 향한 전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댄 슬리펀 박물관
앞서 루스벨트 대통령의 증손자인 시어도어 루스벨트 4세는 동상 철거에 동의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평등과 정의라는 덕목과 인간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시대의 유적 동상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