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대만에 모더나 백신 250만 회분을 무상지원했습니다. 전 세계 각국이 백신 확보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미국의 ‘통 큰 선물’에 이유가 집중됩니다.
이달 들어 미국 정부는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와 직접 지원을 통틀어 세계 각국에 총 8천만 회분의 백신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에 한국을 포함한 멕시코, 캐나다, 대만까지 실제로 지원이 이뤄진 곳은 4곳입니다. 캐나다와 멕시코가 미국과 국경을 맞댄 '방역 공동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대만은 한국과 더불어 세계적으로도 최우선 지원 대상국이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과 ‘대만’ 지원 내용만 놓고 비교하면 다소 차이가 존재합니다.
인구 5천100만여 명의 한국에는 백신 100만 회분을 지원했고, 인구 2천300여만 명의 대만에는 백신 250만 회분을 지원했습니다.
백신 물량으로만 봐도 대만의 경우 전체 인구의 10분의 1 이상에게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는 물량이라는 점에서 더 큰 선물을 받았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백신 종류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에는 미국 내에서 선호도가 낮은 얀센 백신을 지원했지만 대만에는 해외 지원에 잘 내놓지 않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전령RNA) 백신인 모더나 제품을 지원했습니다.
앞서 지난 4월 미 보건당국은 얀센 백신 접종자에게서 '드물지만 심각한'(rare and severe) 형태의 혈전증이 나타난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접종 중단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10일 만에 접종 재개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국민 불안감은 줄어들지 않아 미국 내 얀센 백신 호응은 낮은 편입니다.
오늘(22일)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무상지원하는 모더나 백신 250만 회분이 지난 20일 대만에 도착했습니다. 미국은 이번 백신 지원을 통해 대만을 핵심 지역 파트너임을 강조했습니다.
이같은 미국의 ‘통 큰 선물’의 배경에 전문가들은 대만의 지리적 위치를 강조했습니다.
대만의 백신 부족 상황을 이용해 미중 갈등의 최전선인 대만에 영향력을 확대해 중국의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입니다.
또한 대만은 세계 반도체 공급난 속에서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 됐을 것입니다. 대만은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어 산업 안보 측면에서도 미국은 대만과 관계 격상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정치적·경제적 조건에 근거해 지원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생
그러나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이 대만에 250만 회분 백신을 지원한 것은 한편으로 5월 이후 방역 상황이 나빠진 대만을 도우려는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대만이 중국의 압력에 맞서는 것을 지지하는 것이기도 하다”라고 분석하며 중국의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 jzero@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