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당국, 31년 만에 톈안먼 민주화시위 촛불집회 불허
베이징, 외신기자 톈안먼 광장 출입 통제 등 경계 강화
중국 당국이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무력 집압하며 홍콩 국가보안법이 발효된 가운데 홍콩 당국이 6·4 톈안먼(天安門:천안문) 민주화시위 32주년 촛불집회를 금지하고, 이를 주최해온 단체의 인사를 4일 체포했습니다.
홍콩 공영방송 RTHK는 경찰 소식통을 인용, 이날 오전 경찰이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支聯會·지련회)의 초우항텅(鄒幸·36) 부주석을 체포했다고 전했습니다.
변호사인 초우 부주석은 자신의 사무실 인근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초우 부주석은 당국이 빅토리아 파크 촛불집회를 불허했지만 개인 자격으로 이날 저녁 빅토리아 파크를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할 것이라고 밝혀왔습니다.
초우 부주석은 공안조례(공공질서조례) 위반 혐의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홍콩 보안국은 공안조례를 언급하며 불법 행사에 참여할 시 5년 이하의 징역, 이를 홍보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홍콩 경찰은 톈안먼 민주화시위 32주년을 맞은 이날 빅토리아 파크를 부분 폐쇄했고, 홍콩 전역에 7천 명의 경찰을 배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홍콩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앞서 홍콩 당국은 올해 톈안먼 민주화시위 촛불집회를 31년 만에 불허했고, 추모기념관에 무면허 운영을 지적하며 압박해 폐관토록 했습니다.
톈안먼 민주화시위는 1989년 6월 4일 민주화와 정치개혁을 요구하면서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과 시민들을 중국 정부가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무자비하게 유혈 진압한 사건을 말합니다.
톈안먼 민주화시위가 열렸던 베이징 톈안먼 광장 역시 감시가 더욱 삼엄해진 상황입니다.
이날 오전 베이징 톈안먼 광장은 평소처럼 관광객들로 북적였지만 사복경찰로 보이는 사람들이 곳곳에 배치됐고, 선글라스를 쓴 무장 경찰들이 광장 주변을 경계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톈안먼 광장 입구에 설치된 보안검색대에서는 관광객에 대한 소지품과 신체검사가 한층 강화됐습니다. 때문에 보안검색대 앞에는 200m가 넘는 긴 줄이 만들어졌고,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습니다.
다만 과거처럼 톈안먼 광장 주변 지하철역을 폐쇄하거나 사진조차 찍지 못 하게 하는 등의 조치는 하지 않았습니다.
외신 기자들의 톈안먼 광장 출입은 여전히 통제된 상태입니다. 중국 정부는 2년 전 톈안먼 사태 30주년 이후 외신기자들의 광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해외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가상사설망(VPN)도 통제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에서는 톈안먼 사태를 의미하는 '6·4'의 검색이 차단돼 있습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톈안먼 사태 32주년을 하루 앞둔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유
왕 대변인은 이어 "1980년 말 발생한 정치 풍파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이미 명확한 결론을 내렸다"며 별도의 언급을 자제했습니다.
[ 백길종 기자 / 100road@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