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지 못해 엉겨 붙은 머리카락, 먼지로 뒤덮인 옷과 얼굴, 손에는 쇠사슬까지 걸친 6살 배기 소녀는 날라 알오스만이다.
이 소녀는 시리아 난민으로 오랜 굶주림 끝에 지난 4일(현지시간) 하늘나라로 갔다. 급하게 음식을 먹다 질식한 것이 직접적 사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 날라의 너무나 짧은 생애를 소개했다. NYT에 따르면 날라는 시리아 반군의 영토로 남아 있는 이들리브 지방의 파르잘라 캠프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다. 터키 국경과도 인접한 이곳에는 날라의 가족 외에도 약 350가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난민들은 매일같이 음식과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날라의 가족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은 이들리브 지방의 다른 지역에 살다가 정부군을 피해 3년 전 이곳에 옮겨왔다. 부모는 헤어져 어머니는 터키에 살고 있으며 날라는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다. 아버지 이삼 알오스만은 날라 외에 남은 자식들도 부양하고 있지만 제대로 키우기가 쉽지 않았다.
아빠는 알라가 캠프에서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못하게 때때로 쇠사슬로 묶거나 가둬놓기도 했다.
주변 이웃들도 그런 모습에 눈에 거슬렸지만 적극적으로 지적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지난 4일 날라는 짧은 생을 마쳤다. 날라가 질식하는 것을 본 캠프 주민들이 날라를 인근 마을의 의사에게 데려갔지만, 생명을 구하지는 못했다. 날라를 진료한 의사는 "날라를 데려온 언니 말로는 '배가 너무 고파서 음식을 너무 빨리 먹다가 목에 걸렸다'고 했다"며 "설비가 부족해 날라를 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런 날라의 모습이 담긴 자료는 NYT가 당시 캠프를 찾았던 인권 운동가를 통해 처음 입수했다. 당시 영상을 찍은 아마드 라할은 날라가 똑똑했지만 방치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런 날라는 결국 숨졌고 당국은 그제서야 아버지를 방치 혐의로 구금했다가 몇 주후 무혐의로 풀려났다.
아버지 이삼은 "날라는 무고한 천사"라며 "내 딸을 해칠 이유가 없다. 의료지원을 위해 구호 단체들에 연락해 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날라의 사진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사진에는 날라가 쇠사슬에 묶여 있거나 케이지 안에 갇힌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국제 구호 단체들은 파르잘라 캠프의 환경이 특히 어
실제 세이브더칠드런 대변인은 "이 아이들은 (난민 캠프의) 텐트 안에서 태어나 마른 침대에선 잠을 자 본적도 없다"며 "정상적인 삶이 무엇인지도 잊어버린 아이들"이라고 말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boyondal@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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