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우정 공기업 '코레오스'가 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취지에서 다양한 피부색을 배경으로 만든 우표지만 가장 밝은 색의 우표가 가장 비싸고 어두운 색은 가장 낮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말이 '평등우표'지 정작 가격으로 차별한다는 지적이다.
27일(현지시간) 데일리뉴스 등에 따르면 코레오스는 "사람의 가치는 색을 따지지 않는다"는 취지로 평등우표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우표 캠페인을 스페인의 인종차별 반대 NGO들의 연합체와 함께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나 발행된 네 가지 피부색 우표를 보면 가격에 차이가 있다. 가장 짙은 색은 0.7유로(약 951원)로 가장 싸지만 가장 밝은 색은 1.6유로(2170원)로 가장 비싸다.
이에 대해 코레오스는 "가격이 싼 우표를 가장 많이 사용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불평등을 반영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공정한 현실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는 게 코레오스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를 접한 사람들은 "코레오스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우표 색깔에 따라 가격 차이를 두는 것 만으로도
지난 4월 스페인의 인종차별에 관한 책을 출판한 저자 모하 게레호우는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이번 캠페인을 맡은 회사가 '인종의 다양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이런 논란을 초래했다"고 평가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boyondal@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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