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서 흘린 피로 굳어진 우의"
중국 외교부장 왕이(王毅)가 주중 북한 대사를 만나 '노마스크' 팔짱으로 혈맹 관계를 강조했습니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 이뤄진 이들의 만남에 북한을 통해 한미를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28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어제 오후 베이징 댜오위다타이 국빈관에서 리룡남 주중 북한 대사를 만났습니다.
리 대사는 북한에서 무역상을 지낸 인물로, 지난 2월 지재룡 전 대사의 뒤를 이어 주중 북한 대사로 임명됐습니다. 리 대사가 왕 부장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 22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 두 사람의 만남이 이루어지면서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왕 부장은 "옛 지도자들이 친히 조성한 양국 우의는 외부 침략에 맞서 함께 싸운 전화 속에서 흘린 피가 굳어져 만들어진 것"이라며 "중조(북중)는 산과 강을 맞댄 좋은 이웃으로, 양국의 전통 우의는 소중하고 보배와 같은 공통의 재산"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현재 국제·지역 정세의 심오한 변화 속에서 우리는 조선(북한)과 함께 우리의 전통적 우의를 더욱 높게 휘날리면서 우리의 관계를 시대에 맞춰 더욱 발전시켜나가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적극적인 공헌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매체들은 왕 부장과 리 대사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팔짱을 낀 채 웃고 있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왕 부장이 언급한 '외부 침략에 맞서 함께 싸운 전화는' 한국전쟁을 뜻합니다. 중국은 한국전쟁을 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왔다는 의미에서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이라고 부릅니다.
이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전쟁에 대해 "강력한 한미 동맹은 미군과 한국군의 희생과 용기로 만들어졌다"라고 설명한 것과 정확히 반대되는 평가였습니다.
왕 부장의 발언에 리 대사는 "양당 양국 최고지도자들의 보살핌 속에서 조중(북중) 우호 관계는 새로운 단계에 도달했다"며 "이러한 때 주중 대사로 부임해 일할 수 있게 돼 무한한 영광과 기쁨을 느낀다. 공동의 사회주의 사업으로 긴밀히 단결해 깨지지 않는 조중관계를 만들자"라고 화답했습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
당시 친서 교환도 바이든 행정부 취임 이후 미국이 중국과 북한에 대한 정책을 본격적으로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져 주목받았습니다.
[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 youchea629@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