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인도 여부 결정 앞두고 폭스뉴스와 인터뷰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습격 사건으로 범죄인 인도 재판을 받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이 스페인으로 보내질 경우 북한에 암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크리스토퍼 안은 현지시간으로 어제(27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내가 미국을 떠난다면 암살 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던 미 법무부가 나를 (스페인에) 인도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무척 실망스럽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크리스토퍼 안은 2018년 2월 22일 반(反)북한단체 '자유조선'의 리더인 에이드리언 홍 등과 함께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에 침입했습니다.
스페인 정부는 크리스토퍼 안이 2019년 2월 북한대사관을 습격한 자유조선 소속 용의자 7명 중 한 명이라며 체포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이에 미국 법무부는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스페인에 신병을 넘길 것을 사법부에 요청한 상태입니다.
미국 검찰은 북한 대사관 습격 사건과 관련해 2019년 4월 크리스토퍼 안을 로스앤젤레스(LA)에서 체포했고 주거침입, 불법감금, 협박, 폭력을 수반한 강도, 상해, 조직범죄 등 6가지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크리스토퍼 안은 2019년 7월 보석으로 풀려났으나 전자발찌를 착용한 가택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법원은 내가 이 나라를 떠나면 저와 주변 사람 목숨이 위험해진다는 것을 인정했다"며 "그들(법원 관계자들)은 여기 미국에도 (저를 둘러싼)위험이 있지만 미국을 떠나면 그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여전히 미국과 미국 국민을 믿는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논리와 상식이 승리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토퍼 안은 북한 대사관 습격 사건은 스페인 주재 북한 외교관의 망명을 돕기 위해 위장 납치극을 벌이려다 실패로 끝난 사건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구조 요청을 한 외교관들이 "더 나은 삶을 선택하길 원했고 북한 체제하에서 살고 싶어하지 않았다"며 "그들은 아이들을 위해 더 나은 것을 원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유조선은 북한 외교관 요청에 따라 납치 사건으로 가장하려 했으나 내막을 모르는 북한 대사관 소속 한 여성이 대사관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스페인 경찰에 신고하면서 일이 어그러졌다는 게 크리스토퍼 안의 주장입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안의 인도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그가 반(反)북한단체 '자유조선' 멤버로 활동해왔기 때문에 스페인으로 신병이 넘겨지면 "김정은 정권이 (그를) 암살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한편 크리스토퍼 안은 지난 25일 로스앤젤레스(LA)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오토 웜비어 부모가 출석해 자신의 송환 반대를 탄원한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밝혔습니다.
크리스토퍼 안과 미국 버지니아대 동문인 오토 웜비어는 북한에 억류됐다가 2017년 의식불명 상태로 석방된 뒤 숨졌
오토 웜비어 부모와 함께 증인으로 나섰던 이성윤 미 터프츠대 교수는 폭스뉴스에 "북한은 암살에 만료 시한이 없다는 것을 보여줘 왔다"며 크리스토퍼 안이 송환될 경우 "북한은 스페인에 있는 그를 찾아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폭스뉴스는 미국 법원의 크리스토퍼 안 인도 여부 결정에는 몇 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