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에게 여름 올림픽 취소 결단 촉구" 사설통해
건강, 안전, 올림픽 이념 3가지로 조목조목 따져
↑ 2020년 7월 24일에 개최 예정이었던 도쿄 올림픽의 로고 / 사진 = 로이터 |
미국 국무부에서 일본에 대한 여행 경보를 최고 단계인 여행 금지 권고로 격상하는 등 도쿄 올림픽에 대한 전 세계적인 반대가 들끓는 가운데 도쿄 올림픽 후원사인 아사히신문까지 올림픽 개최 취소를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나서 일본 정부의 반응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습니다.
일본 유력지인 아사히신문은 오늘(26일) 자 지면에 '총리에게 여름올림픽 취소결단을 촉구한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올림픽이 정권유지 도구로 전락했다"고 거세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아사히신문을 포함한 요미우리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유력 신문사 대부분은 도쿄 올림픽 후원사이지만 일본 유력 신문이 사설을 통해 올림픽 개최 취소를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여름에 도쿄에서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여는 것이 순리라고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다"며 "정부 등 올림픽 관계자들에 대한 불신과 반발이 커져만간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팬데믹 상황 아래 도쿄 올림픽을 강행한다는 것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단호하게 비난한 겁니다.
이어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주위 상황을 판단해 여름 개최 취소 결단을 내릴 것을 스가 총리에게 요구한다"고 직설적으로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올림픽 취소에 대한 당위성으로 '건강', '안전' 그리고 '올림픽 이념' 등 세 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
아사히 신문은 "앞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안정된다는 보증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건강이 위협 받을 것"이라며 "백신 접종이 고령자에게 한정돼 집단면역 상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도쿄 올림픽이 관객 없이 치러진다고 해도 올림픽 선수들과 자원봉사자 등 관계자들을 포함하면 도쿄 올림픽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근원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 겁니다.
또 "(올림픽에서) 준수해야 할 행동수칙도 세부적으로 정해지지 않아 이대로 가다가는 주먹구구식으로 대회를 맞이하게 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다시 한 번 높였습니다.
일본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올림픽 관계자들을 위해 의료 봉사자들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는데, 현장에서 의료진이 빠져나갈 경우 일본 각지에 있는 코로나19 환자들의 안전이 위협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 도쿄올림픽 취소를 강력히 요구하는 아사히 신문의 사설 / 사진 = 아사히 신문 |
마지막 이유로는 우정, 연대, 페어플레이, 평등 등 올림픽 헌장에 새겨진 '올림픽 이념'의 훼손을 말했습니다.
아사히신문은 "백신 보급이 진행되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 사이 엄연한 격차가 생겨 연습이나 플레이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친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예선에 나가지 못하는 선수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올림픽은 정권을 유지하고 선거에 임하기 위한 도구가 돼 가고 있다"며 "만인에게 축복 받지 않는 축제를 강행했을 때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는가 총리는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고 날 선 비판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대한 비판도 있었습니다. 존 코츠 IOC 조정위원장이 일본의 긴급사태선언 발령 상태에서도 도쿄올림픽 개최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 "IOC의 독선적인 체질을 다시 한 번 드러낸 모양새"라고 꼬집은 겁니다.
앞서 아사히 신문 여론조사에서 도쿄 올림픽의 올여름 개최를 지지한 응답자는 14%에 불
도쿄 올림픽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여론도 올림픽 개최 취소 혹은 재연기 쪽으로 기울어진 상황 속에서 7월 23일 개막을 2개월 앞두고 일본 정부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 tkfkd1646@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