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한 주유소 주유기 모니터에 휘발유가 다 떨어졌다고 표시돼있다. [AFP = 연합뉴스] |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최대 연료 파이프라인이 사이버 공격으로 멈춘 가운데 연료 부족 사태를 우려한 사람들이 주유소에 몰리면서 기름이 동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7일 '랜섬웨어 공격'을 받은 콜로니얼파이프라인은 텍사스주부터 뉴저지주까지 뻗어있는 8851㎞ 길이의 송유관을 운영하고 있다. 송유관은 하루 250만 배럴에 달하는 휘발유, 디젤유 등을 미 동부 지역에 공급하며 해당 지역 석유류 공급량의 45%에 달한다.
WSJ에 따르면 이날 오후 노스캐롤라이나 한 주유소에는 차량 30대가 주유하기 위해 줄을 섰다. 주도인 롤리의 더럼 국제공항 인근 주유소에서도 기름을 넣기 위한 줄이 길에 이어졌다.
가스버디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미 전역 휘발유 수요는 일주일 전보다 약 20% 증가했다. 특히 남동부 5개주(플로리다,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에서 휘발유 수요는 40%나 급증했다.
가스버디는 조지아주 전역에 있는 주유소 중 약 5%(240여개)가 11일 오후 연료가 동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버지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전체 주유소 중 약 7.5%가 기름이 고갈됐을 것으로 봤다.
간병인 로저 호만씨는 이날 주유하기 위해 주유소 네 곳을 들렀다고 WSJ에 전했다. 그는 자신이 평소 이용하는 주유소에 전화를 걸었고 "서둘러 오라"는 말을 들었지만, 15분 후 도착했을 때 이미 기름은 동나있었다고 했다.
송유관 폐쇄가 일주일 가까이 지속되면서 휘발유 가격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2.985달러로 전일 대비 약 2센트 올라 6년 반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송유관 마비의 영향권인 조지아주의 경우 휘발유 가격이 전날보다 11센트 이상 올랐으며,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경우도 약 5센트 뛰었다.
WSJ는 "많은 미국인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메모리얼 데이 주말과 여름 휴가를 즐기러 외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료 가격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WSJ는 "이미 가전제품부터 닭고기까지 모든 가격이 오른 상태에서 연료비 급등은 소비자에게 부담을 가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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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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