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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5월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 초청돼 화상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출처 = WHO] |
지난해 이맘때 트럼프 행정부의 지지를 지렛대 삼아 대만이 추진했다가 실패한 옵서버 자격을 얻기 위해 다시 국제사회와 연대를 시작했다.
세계보건총회는 WHO 정식 회원국 간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중국은 대만의 '독립성' 확대를 염려해 옵서버 부여를 짓눌러왔다.
내달 24일부터 시작되는 세계보건총회에서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와 다른 동맹국 지지로 대만이 옵서버 자격을 얻을 경우 중국은 예측이 불가능한 수준의 강력한 경제·정치적 반발을 표출할 가능성이 크다.
◆ 대만 차이잉원 총통, 트위터에 '옵서버 재탈환' 의지 공식화
매일경제가 최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공식 트위터 계정을 확인한 결과 차이 총통은 29일 '제74차 세계보건총회'를 뜻하는 해시태그(#WHA74)를 달고 "우리는 제74차 세계보건총회에서 대만이 세계 보건·복지 증진을 위해 기여하기를 희망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세계보건총회 개최를 한 달여 앞두고 대만 총통이 세계보건총회 옵서버 가입 문제를 재추진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날 차이 총통은 자신의 메시지와 더불어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가 이틀 전 "다가오는 세계보건총회에서 대만이 참가해 (국제사회를) 도울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으로 게재한 성명을 리트윗했다. 미국 정치권이 중국이 거부하고 있는 대만의 옵서버 자격 부여를 지지하고 있음을 환기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대만은 WHO가 1948년 설립될 당시 창립 멤버였다. 뒤이어 2009∼2016년 옵서버 자격으로 WHO의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세계보건총회에 참가했다.
그러나 시진핑 지도부가 들어선 뒤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중국의 반발로 이후 총회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역대 가장 강력한 반중(反中) 성향을 가진 지도자로 불리는 차이 총통의 출현과 무관치 않다.
변호사 출신의 차이 총통은 2016년 대선에서 총통직에 오른 뒤 강력한 반중 정책으로 민심을 얻어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특히 작년 4월 차이 총통은 트럼프 행정부의 지지를 바탕으로 대만이 가진 모든 외교력을 가동해 옵서버 자격 재탈환을 시도했다.
그러나 예상대로 중국의 막대한 반발과 함께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라는 중차대한 의제가 부상하면서 대만은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당시 회원국들은 "이번 총회에서는 전세계의 팬데믹 대응에 힘을 모으는 게 낫다"며 가입 찬성파(미국·대만 진영)과 반대파(중국 진영) 간 자제를 촉구했다.
◆ 바이든 정부 출현으로 "판세가 달라졌다"
그러나 올해 5월 총회는 지난해와 다른 역동적 상황 변화가 예상된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위기 대응 여력이 커진데다 회원국들이 "내년에 다시 논의하자"고 약속한 만큼 올해 어떤 방식으로든 대만의 옵서버 자격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특히 WHO의 친중 성향 문제를 공격하며 WHO 탈퇴로 분열을 일으킨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국제기구 활동을 존중하며 동맹과의 연대로 중국을 압박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내달 총회 개최를 앞두고 미·중이 무분별한 감정 싸움이 아닌, 정교한 국제법적 논리에 기반한 각개격파식 외교전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뒤 대중국 견제를 위해 국제기구 내에서 실질적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각국이 확인할 수 있는 첫 실험대이기도 하다
아울러 올해 대만의 옵서버 자격 문제는 미국 공화당 소속으로 하원 외교위원회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계 영 김 의원(캘리포니아)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주목된다.
김 의원은 최근 민주당 소속 브래드 셔먼(캘리포니아) 의원과 손을 잡고 WHO 내 대만의 옵서버 지위를 회복하는 내용의 초당적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이 발의될 당시 중국의 공식 입장은 표명되지 않았지만, 5월 총회 개최를 앞두고 법안 처리 여부에 대한 중국의 불편한 반응이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제74차 세계보건총회는 오는 5월 24일부터 일주일 간 화상으로 진행되며, 세계 각국 정상들이 초청 연설을 할 예정이다.
지난해 5월 화상 총회 때는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이 화상 기조연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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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WHO 내 대만의 옵서버 지위를 회복하는 내용의 초당적 법안을 주도해 발의한 한국계 영 김 의원. 김 의원은 이 사안을 다루는 하원 외교위원회 정식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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