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을 앞세운 복잡한 여성 관계로 '돈 후안'으로 불린 일본의 70대 사업가는 20대 부인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현지 수사기관이 결론을 내렸습니다.
미궁에 빠졌던 부호 노자키 고스케 사망 사건의 전모가 드러날지 주목됩니다.
일본 와카야마현 경찰본부는 노자키를 살해한 혐의(살인·각성제 단속법 위반)로 노자키의 부인이던 만25세의 스도 사키 씨를 28일 전격 체포했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이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스도는 2018년 5월 24일 와카야마현 다나베시 소재 노자키의 집에서 노자키가 치사량의 각성제를 섭취해 중독사 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3년 전 발생한 사건이 주목받는 것은 노자키의 남다른 인생 이력 때문입니다.
그는 여성 편력을 다룬 자서전 '기슈의 돈 후안, 미녀 4천 명에게 30억엔(약 306억원)을 바친 남자', '기슈의 돈 후안 야망편 내가 '생애 현역'으로 있을 수 있는 이유' 등으로 이목을 끌었던 인물입니다.
노자키는 중학교 졸업 후 고철 수집, 방문판매원으로 자립했고 이후 금융업, 주류판매업, 부동산 투자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고액 납세자 명단에도 종종 이름을 올릴 정도로 돈을 모았습니다.
그는 저서에서 자신의 욕망이 성욕뿐이라며 '돈을 버는 것은 미녀와 성관계를 하기 위해'서라는 지론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그런 노자키가 55세 연하의 스도에게 '최후의 여성이 돼 주겠냐'고 청혼해 2018년 2월 결혼했으나 석 달 만에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했습니다.
당시 스도와 가정부가 침실 소파에 알몸으로 쓰러져 있는 노자키를 발견해 119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집에 여러 대의 폐쇄회로TV(CCTV)가 설치돼 있었으나 당일 저녁부터 노자키가 숨진 채 발견된 시각까지 출입한 이들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노자키의 몸에 눈에 띄는 외상은 없었고 부검 결과 체내에서는 각성제 성분이 검출으며 사인은 급성 각성제 중독으로 판명됐습니다.
경찰은 노자키가 살해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택이나 사무소 등을 압수수색하고 친족과 회사 종업원 등 약 1천 명에게 진술을 청취하는 등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으나 뚜렷한 단서를 얻지 못해 사건이 미제로 남는 듯했습니다.
스도가 체포된 것으로 사건이 일단락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마이니치신문은 스도가 각성제를 어떻게 입수했으며, 어떻게 노자키에게 섭취시켰는지가 향후 수사의 초점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경찰은 사망 추정 시각 전후에 제삼자의 관여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으나 노자키의 사망과 스도를 직접 연결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이 신문은 평가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