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 노스론에서 개최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백신 접종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백신을 완전히 접종하면 야외 소규모 모임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당시만 해도 미국의 고령층 백신 접종률이 1%도 안 됐지만 지금은 80%가 1회 이상 접종했고 67%는 2회 이상 접종했다. 사망률과 발병률도 크게 낮아졌다. 미국은 빠른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열등국에서 모범국으로 탈바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곳곳에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미국 인구의 3분의 2인 2억명 이상이 백신을 접종했지만 하루 확진자 수는 여전히 4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백신을 접종해도 코로나19 감염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는 뜻이다. 백신을 과신하고 너무 빨리 마스크를 벗은 것도 확진자가 급속히 줄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변이 바이러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마스크를 벗는 것은 위험하다.
그럼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한 것은 아직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미국인 중 적지 않은 이들이 백신을 불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신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백신 불신으로 접종을 꺼리는 사람이 많으면 집단면역은 사실상 어렵다. 과신도 문제지만 불신도 백신 확보 이후 넘어야 할 산이다.
백신 모범국인 이스라엘은 확진자가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미국과 다른 점은 정부가 백신 불신을 해소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도 백신 과신의 덫에서는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하루 확진자 수를 수 십 명대로 줄였지만 방역에 소홀하면 집단면역을 달성한 이스라엘에서도 언제든지 환자가 증가할 수 있다.
코로나19와의 전쟁은 한 국가나 지역 차원에서 끝날 수 없다. 전 세계가 정복해야 종식될 수 있다. 지금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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