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서부 롱브리브 지하 동굴에서 남녀 15명이 외부와 완전히 끊어진 생활을 하다가 현지시간으로 지난 24일 40일만에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어둠에 적응한 시력을 보호하기 위한 특수 선글라스를 끼고 햇빛을 다시 본 이들은 주변에서 쏟아지는 박수를 받으면 밝게 웃었지만 피곤한 표정을 감출 수는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들은 '인간적응연구소'(HAI)가 생활 환경의 시간과 공간 틀이 깨졌을 때 인간 적응력의 한계를 시험하기 위해 '딥 타임'(Deep Time)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과학 실험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동굴 생활을 했습니다.
롱브리브 지하 동굴의 섭씨 12도, 습도 95% 환경에서 텐트 생활을 하면서 필요한 전기는 자전거 페달을 돌려 얻고, 물은 45m 지하에서 길어다 썼습니다. 외부와는 연락이 완전히 끊긴 채 시계마저 없어 생체 리듬에 맞춰 몸이 시키는대로 잠을 자고 끼니를 해결했습니다.
예견된 대로 참가자들은 시간 감각을 잊어버렸는데, 한 참가자는 동굴 생활을 한 지 23일이 된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HAI 창립자로 이번 과학 실험에 직접 참여한 탐험가 크리스티앙 클로는 "40일 만에 동굴 밖으로 나왔지만 머릿속에서는 30년 전에 동굴에 들어간 것처럼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수학 교사이자 항해 강사인 조항 프랑수아(37)는 동굴 안에서 체력단력을 위해 10㎞씩 뛰기도 했는데 가끔 동굴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본능적인 충동"이 일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참가자들은 27~50세 연령대로, 40일 간의 동굴 생활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을 때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참가자의 3분의 2는 동굴 내에서 하던 작업을 마치기 위해 며칠 더 동굴에서 생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여성 참가자 7명 중 한 명인 마리나 랑송(33)은 "정지버튼을 누르는 것과 같다"면서 며칠 더 있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동굴 밖으로 나와 얼굴에 닿는 바람을 느끼고 피레네 숲속의 새 소리를 듣게 돼 행복하다고 전했습니다.
연구팀은 첨단 센서를 통해 동굴 생활 중 참가자들의 수면 패턴과 사회적 상호작용, 행동 반응 등을 살폈습니다. 센서 중 하나는 참가자들이 알약처럼 삼켜 체내에서 배출될 때까지 체온을 측정해 컴
참가자들은 또 동굴에 들어가기 전 두뇌활동과 인지기능 등을 측정했으며 동굴에서 나온 뒤 측정치와 비교해 연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클로는 "지구에서 인간의 미래는 계속 진화할 것"이라면서 "어떤 상황에서든 우리의 뇌가 새로운 해결책을 찾는 방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