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반미감정이 심화하며 지난해까지 5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렸던 중국 청두(成都) 주재 미국 총영사의 부인 좡쭈이(莊祖宜)에 대한 공격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좡씨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인기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플루언서였습니다. 대만 출신인 그는 중국 SNS에서 요리와 음악 관련 게시물을 올리며 인플루언서로 자리 잡았습니다. 중국 청두의 한 백화점 앞에서 라이브 밴드공연을 하는 등 연예인급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습니다.
좡씨는 남편인 짐 멀리낵스가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로 부임한 2017년부터 청두에서 지냈습니다. 미-중 무역분쟁이 한창이던 당시 양국 문화의 가교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으며 중국 내 누리꾼들이 좡씨를 선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미국의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청두 주재 미 총영사관을 폐쇄하자 좡씨의 이미지도 함께 추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 그가 올렸던 웨이보 글때문이었습니다. 지난해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미국에 귀국할 때의 심정을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를 피하려고 집을 떠난 유대인들의 감정"에 빗댄 것이 중국 누리꾼들의 공격의 발단이 되었습니다.
중국이 청두 주재 미 총영사관을 폐쇄한 후부터 그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계정에는 "당신 강아지(좡씨의 아들) 두 마리가 물려 죽고 차에 치이길 바란다."와 같은 인신공격성 댓글로 도배되었습니다.
5일(현지시간)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예인급'에서 단숨에 '온라인 왕따'가 된 좡씨의 사연은 중국에서 점점 거세지는 반미감정을 생생하
좡씨는 중국 누리꾼들에게 집 주소가 노출된 이후 외출을 중단했고, 한때 자살 충동까지 있었다고 WSJ에 말했습니다.
대만 국립정치대학의 자오녠 황 조교수는 좡씨에 대한 비난은 수개월간 이어졌는데, 좡씨가 미국과 대만 모두와 연관된 인물이어서 국수주의적 누리꾼들에게 더 쉬운 먹잇감이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