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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위안의 모습 / 사진 = 매일경제 |
중국의 ‘디지털 위안’ 개발 움직임을 미국 언론들이 연일 비중있게 보도하며 우려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5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WSJ은 “1000년 전 화폐가 동전을 의미할 때 중국은 종이화폐를 발명했다”면서 “오늘날 중국정부는 미국 패권을 흔들 수 있는 전자 화폐를 주조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매체는 “미국의 애플페이나 중국의 위챗, 신용카드에서 볼 수 있듯 돈은 이미 ‘가상화’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는 단지 돈을 전자적으로 유통하는 방식일 뿐, 중국은 법정화폐를 컴퓨터 코드화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실제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는 현금처럼 정부가 발행한 법정 화폐가 아니고, 전통적인 국제 금융 시스템의 일부도 아니지만, 이미 돈이 디지털화 될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을 암시했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WSJ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새롭게 선보인 디지털 화폐는 ‘전자 화폐’를 공인할 중앙은행이 통제합니다. 이는 중국 정부로 하여금 경제와 사람을 추적·감시할 수 있도록 하는 아주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또한 ‘디지털 위안’은 비트코인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인 익명성을 무효화하도록 설계됐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중국은 디지털 위안을 국제적으로 통용시킬 의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달러가 지배하고 있는 국제 금융 시스템으로부터 벗어나도록 설계하고 있습니다. 화폐를 포함해 다방면에서 디지털화를 추진하면서, 보다 중앙집권적인 통제력을 얻기 위해 기술적 우위를 선점하려는 노력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 WSJ의 진단입니다.
이 같은 중국의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예상되는 변화는 이제 국제사회에서 더 이상 미국의 경제제재가 큰 의미를 갖기 어렵게 된다는 점입니다.
미국 매체 ‘마켓스크리너’는 현지시간 5일 “미국의 제재 대상들은 디지털 위안을 통해 감시 밖에서 금융거래가 가능하다”면서 “미국 정부가 감시할 수 있는 국제 상업은행간 거래 시스템인 SWIFT를 필요로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국제은행간 통신협정, SWIFT(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s)는 1973년 5월 유럽과 북미의 주요 은행이 가맹해 발족된 비영리조직으로 각국의 주요 은행간 지급·송금업무 등을 위한 데이터 통신을 지원합니다. 디지털 위안은 이 같은 서구문명 주도의 국제 금융시스템으로부터 독립하겠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
디지털 위안이 국제사회에서 보편화될수록 중국의 영향력은 커지고 미국의 제재력은 약해지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중국 중앙은행의 관계자는 최근 한 포럼에서 디지털 위안의 목표가 미국의 달러 패권 속 “화폐 주권” 확보에 있다는 점을 거듭 밝혔다고 마켓스크리너는 전했습니다.
[ 신동규 디지털뉴스부 기자 / easternk@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