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한 소년이 친구의 장례식에 참석해 눈물을 터뜨렸습니다. 관 속에 누워있는 소년은 13살 사이 와이 얀으로 지난 27일 미얀마 군부가 쏜 총탄에 맞아 숨을 거뒀습니다. 군부가 총격을 시작했을 때, 와이 얀은 친구의 손을 잡고 함께 도망쳤지만 결국 총에 맞아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장례식 영상은 미얀마 현지의 독립 언론인 흐텟 아카(twitter @HtetHak)가 촬영한 것입니다.
미얀마에서 아동을 대상으로 한 군부의 총격 등 범죄행각은 날이 갈수록 도를 넘고 있습니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저항의 날'이었던 지난 27일 하루에만 100명 이상이 군부에 피살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희생자 중에는 아이들도 11명이나 있었습니다. 군부 저항세력이 아니라 그저 집 근처에서 놀던 16살 미만의 아이들이었습니다. 11살 아이 미얏 뚜와 12살 투 미얏 윈, 13살 판 이 퓨, 13살 사이 와이 얀, 14살 헤인 윈 투, 15살 양 파잉 오 등입니다. 16~17세 청소년들도 희생됐습니다. 심각한 부상을 입은 사례는 집계조차 어려운 실정입니다.
같은 날 양곤에 사는 1살 띤 따우다 툰은 군부가 쏜 고무총탄에 맞아 오른쪽 눈을 잃었습니다. 27일은 툰의 첫 생일이었습니다. 툰의 엄마 모에 모에 킨은 "아기를 안고 있는데 총소리를 들었다. 아기가 눈에 총알을 맞아 피를 흘렸다"고 말했다고 미얀마나우는 전했습니다. 25살 모에 모에 킨은 기찻길 인근 불법 천막에서 3명의 아이와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그녀는 아기의 부상을 봤을 때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3일에는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집 안까지 밀고 들어온 군부의 총탄에 7살 소녀 킨 묘 칫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미얀마의 아동들의 국제사회의 도움을 절실하게 요청하고 있습니다. SNS에 공유되고 있는 "안녕! 유엔"이라는 제목의 한 어린이 필체의 편지글에는 "나라가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습니다. 도와주세요"라는 호소가 담겼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현지시간 29일 미얀마 군부의 민주화 시위대 유혈 진압을 "용납될 수 없다"고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조만간 긴급 안보리 이사회를 소집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얀마인들의 절규에 즉각 화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 신동규 디지털뉴스부 기자 / easternk@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