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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의 수도 카잔에서 서커스 도중 코끼리간 충돌 / 사진=리아노보스티 캡처 |
러시아에서 서커스 도중 코끼리들이 갑자기 난투극을 벌여 관객들이 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그제(현지시간 21일)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의 수도 카잔에서 서커스 공연 도중 발생한 코끼리간의 충돌로 검찰이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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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의 수도 카잔에서 서커스 도중 코끼리간 충돌 / 영상=리아노보스티 |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을 보면 서커스에 동원된 코끼리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갑자기 다른 코끼리를 들이받았습니다. 충격으로 주저앉은 코끼리가 서커스 무대 밖까지 밀려난 상황에도 코끼리는 사정없이 다른 코끼리를 코로 두들겨 팼습니다.
코끼리의 분노는 조련사들이 몽둥이와 불훅(코끼리 조련에 사용되는 쇠꼬챙이가 달린 긴 막대)을 휘두르며 한참을 말린 후에야 진정됐습니다. 그 사이 관람객들은 서둘러 공연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서커스 감독 라밀 샤리풀린은 "서커스단 코끼리 제니와 마그다 사이에 다툼이 있었다"며 "모두 암컷 아시아코끼리종으로 5년 전부터 갈등을 빚었는데, 그 배경에는 질투가 있다"고 코끼리 난투극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다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럼에도 코끼리들의 난투극을 본 관람객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딸과 함께 서커스장을 찾았던 한 부모는 "공황 그 자체였다"며 "코끼리와의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우리는 물론 다른 관객들도 모두 탈출하려고 난리였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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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의 수도 카잔에서 서커스 도중 코끼리간 충돌 / 영상=리아노보스티 |
사건 다음 날 서커스단은 표를 전액 환불하고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서커스단 측은 "조련사 관심을 누가 더 많이 받는가 하는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던 코끼리들의 갈등이 터진 것 같다"며 "코로나19로 관객과의 소통이 부족해진 점 역시 스트레스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다툼의 원인을 코끼리 간 서열 다툼으로 추정했습니다. 코끼리 조련사 코르닐로프는 "코끼리는 철저한 모계 중심 사회로, 나이가 많은 암컷이 무리를 이끄는 ‘가모장’이 된다"며 "코끼리끼리 서열을 가리기 위해 싸우는 경우는 드물지만 암컷 코끼리만
사건 이후 타타르스탄 지방검찰은 정확한 사건 파악과 좌석 간격 등 위법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에 돌입했습니다.
한편, 안정을 되찾은 코끼리들은 현재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 youchea62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