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백악관의 고위급 인사들이 미국 빅테크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 보안, 반독점 규제 등 바이든 행정부이 내건 굵직한 정책 방침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해충돌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확인한 공직자윤리국 문서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017년부터 2020년 5월까지 마이크로소프트 자문위원회에서 근무하고, 이 대가로 지난해 4만5000만달러를 받았다. 그가 보유 중인 마이크로소프트(MS) 주식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식은 5만~10만달러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리번 보좌관이 지난 1월 발생한 'MS 해킹 사건'에 대한 대응을 감독하고 있는데, MS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설리번이 해당 직무를 맡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무원 윤리서약서는 공직에 지명된 이들이 과거 고용주나 고객과 직접적이고 실질적으로 관련된 업무에 참여시키지 않을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며 "바이든 정부가 임기 초기부터 이 서약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시험에 처하게 됐다"고 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설리번이 자신의 모든 주식을 매각할 계획"이라며 그가 MS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결정에 참여하고 있지 않으며 회사와 접촉한 적 없다고 설명했다.
의혹을 받는 건 설리번뿐 아니다.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내정책위원회 국장은 2018년부터 지난해 12월 중순까지 넷플릭스 이사로 지내며 매달 스톡옵션을 받았다. 라이스 국장은 신고서에 "스톡옵션을 처분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1만5001~5만달러 규모 화이자 주식, 100만~500만달러 규모 존슨앤존슨 주식도 보유 중인 것으로 파
백악관 공공정책 담당 이사를 맡고 있는 루이사 테렐은 페이스북 공공정책 책임자를 지냈다. 작년 기준 25만~50만달러 규모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주식을 처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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