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끊고 공항 닫는다…발리, '침묵의 섬' 된 이유?

인도네시아 발리섬이 내일(14일) 발리힌두력의 새해인 '녀삐'(Nyepi)를 맞아 모든 대중 활동을 중단하고 '침묵의 세상'으로 변합니다.

오늘(13일) 발리 주 정부에 따르면 내일(14일) 하루 동안 발리섬의 휴대폰 데이터와 인터넷TV( IPTV)가 차단됩니다.

또, 내일(14일)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응우라라이공항(덴파사르공항) 운영이 중단돼 약 80편의 항공편이 날지 못합니다.

내일(14일) 정오부터 모레(15일) 오전 7시까지는 발리섬 전역의 현금자동인출기(ATM)가 꺼집니다.

다만, 인터넷은 차단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인터넷·와이파이 접속을 통해 모바일뱅킹 등 휴대폰 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매년 설날이 네 번 있습니다. 양력설, 음력설, 이슬람 새해, 힌두교 새해입니다.

인도네시아 전체 인구 가운데 87%가 이슬람 신자이지만, 발리는 힌두교 신자가 다수를 차지합니다.

녀삐 전날 발리 사람들은 험악한 인상의 인형을 앞세우고 소리를 지르며 거리를 도는 '오고오고'(ogoh-ogoh·힌두교의 악마를 상징하는 인형) 행진을 하며 악령을 쫓고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킵니다.

대신 녀삐 당일에는 악령이 소리 나는 곳을 찾아다닌다는 믿음에 따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 안에만 있고, 외국인들 또한 호텔 밖 출입이 금지됩니다.

길거리에 차는 물론 인적이 끊기고 가게도 문을 닫습니다. 이 때문에 녀삐를 '침묵의 날'(Day of Silence)이라고도 부릅니다.

발리인들은 이런 식으로 악령을 쫓아내야 한해가 평안하다고 믿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