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94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영국 왕실을 저격한 해리 왕자와 그의 배우자 메건 마클의 방송 인터뷰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오늘(10일) 미국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영국 왕실 전문가 케이티 니콜은 어제(9일) 미국 연예전문지 배너티페어에 쓴 글에서 "여왕은 충격적인 폭로와 왕실의 명성이 훼손될 가능성에 망연자실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습니다.
또 "그녀(엘리자베스 2세 여왕)는 심장 수술 후 병원에서 회복 중인 필립공을 크게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은 99세로 이달 3일 병원에서 심장 수술을 받았습니다.
니콜은 해리 왕자 부부의 인터뷰에 대한 영국 왕실의 성명에 대해 "소식통들에 따르면 부부의 폭탄 인터뷰를 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인터뷰 방송을 직접 봤는지 불확실하지만 그제(8일) 아침 관련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해리 왕자 아버지인 찰스 왕세자가 이번 파문에 절망적 상태에 빠졌다고 니콜이 전한 바 있습니다.
찰스 왕세자는 어제(9일) 영국 런던의 백신접종소를 방문했을 때 해리 왕자 부부의 인터뷰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해리 왕자와 마클 부부는 지난 7일 미 CBS방송에서 방영된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영국 왕실의 인종차별 의혹 등을 제기해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특히 마클은 자신의 아들 아치가 태어났을 때 왕실 사람들이 아들의 피부색이 어두울 것을 우려해 아들을 왕자로 만들기를 원치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영국 왕실은 인터뷰가 나간 뒤 약 40시간 만인 어제(9일) 성명을 통해 해리 왕자 부부가 제기한 인종차별 문제를 심각하게 다룰 것이라면서도 "가족 내부에서 사적으로 처리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해리 왕자 부부의 폭탄 발언이 나온 뒤 영국 왕실의 보수적인 태도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오늘(10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인종차별주의를 규탄하고 이에 대처할 기회를 놓쳤다고 평등주의 운동가들을 인용해 지적했습니다.
영국의 인종 평등 관련 싱크탱크 '러니미드 트러스트'의 대표 할리마 베굼은 "왕실은 이 문제를 사적으로 처리할 권리가 있지만 국민은 이 나라의 인종적
학생운동 단체인 '올 블랙 라이브스'(All Black Lives)의 공동 창립자인 티렉 모리스는 영국 왕실의 성명에 대해 "인종주의를 분명히 규탄할 완벽한 기회가 될수도 있었다"며 "나는 매우 실망했고 더는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