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넘는 내전으로 고통받고 있는 예멘의 참혹한 상황이 국제기구에 의해 전해졌습니다.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현지시간으로 오늘(10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그곳(예멘)은 지옥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주 초반 후티(자칭 안사룰라) 반군이 장악한 수도 사나 지역을 방문한 비즐리 사무총장은 도심 병원에 영양실조와 전염병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가득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는 "보통 병원에 가면 어린이들의 울음소리나 웃음소리가 들려야 하는데, 그곳에는 울음도 웃음도 없었다"면서 "그저 남은 것은 '죽음의 침묵'뿐이었다"고 내전이 남긴 참상을 전했습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예멘의 어린이들은 기근과 전염병에 의해 생명을 잃고 있었으며 그중 운이 좋은 소수만이 응급 처치를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여기는 지옥이다. 지구상에 이곳보다 최악의 장소는 없으며 이 모든 것은 다 인간이 저지른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나 지역은 지난 7일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아랍동맹 군의 폭격을 받았습니다.
당시 AFP 통신은 사나에서 큰 폭발과 함께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전했습니다.
같은 날 후티는 사우디 동부 라스타누라의 아람코 석유 시설을 향해 드론과 탄도미사일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유엔은 예멘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1천600만 명이 심각한 식량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국제기구와 구호단체는 이미 50만 명 이상의 예멘인이 기근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는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라고 입을 모읍니다. 치명적인 영양실조로부터 목숨을 구하기 위해 즉각적인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들도 40만 명에 달합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향후 6개월간 예멘에 8억1천500만 달러(약 9천300억 원)의 원조가 필요한데 현재 모금액은 3억 달러(약 3천400억 원)에 불과하다"면서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지 않으면 오는 6∼7월에는 대규모 기근과 국경 이탈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세계식량계획을 대표해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반군 후티는 최근 예멘 북부의 정부군 거점인 북서부 마리브주 장악을 시도하면서 동시에 사우디에 대한 공세도 강화했습니다.
특히 지난달 미국이 반군 후티에 대한 테러 조직 지정을 철회한 이후 반군의 사우디 공격 빈도가 늘어났습니다.
예멘 내전은
2015년에는 사우디와 미국 등이 예멘 내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막겠다며 개입해 분쟁이 본격화했습니다.
이 사태로 현재까지 13만 명 이상이 숨졌으며 300만 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