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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크 로저스 인터내셔널 문베이스 얼라이언스(International Moon Base Alliance) 대표(67)가 매일경제와 진행한 온라인 인터뷰에서 확신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 그는 "과거 유럽이 신대륙을 발견했을 때에도 유럽에 큰 호황이 찾아왔다"며 "지구에 없는 희귀한 광물을 달에서 채굴하는 것만으로도 인류 전체에 큰 기회"라고 강조했다. 실제 달에는 미래 핵융합발전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헬륨3'가 100만톤 넘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헬륨3의 가치는 1톤당 50억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로저스 대표는 2030년 달에, 2040년에는 화성에 유인기지를 짓는 것을 1차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8년 전 하와이 마우이섬의 해발 2500m 고도 지역에 달·화성 모의기지를 지었다. 달과 화성에서 영구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우주와 유사한 환경에서 훈련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HI-SEAS(Hawaii Space Exploration Analog and Simulation)'이며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하와이대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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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기지 시설이 점차 실제 달과 화성 환경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로저스 대표는 "기지 화장실의 변기를 기존 수세식 변기에서 퇴비화 변기로 교체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우주에서는 물이 귀한 데다 수세식 변기는 별도의 오물 수거작업이 필요해 우주환경에 맞지 않는다. 그는 "이제 달까지 오물 수거 트럭이 오지 않아도 돼서 다행"이라며 웃어 보였다.
신대륙으로 향하는 그의 여정에도 풀어야 할 과제들은 있다. 바로 자급자족의 문제다. 인간이 달이나 화성에 영구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물과 식량 보급이 필수다. 로저스 대표는 "물의 경우 이미 재사용(정화) 기술이 상당 수준으로 발전해 있어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식량의 경우는 조금 문제가 복잡하다. HI-SEAS 연구원들 8명이 이미 모조토양에서 곡물을 재배하는 데 성공했지만, 성공까지 무지막지한 노동력이 소모됐기 때문이다. 그는 "연구원들은 24시간 곡물 재배에 매진했고 늘 배고픈 상태에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의 대안은 로봇을 활용한 곡물 재배다. 그리고 로봇의 에너지원으로는 핵분열 방식의 원자력을 꼽았다. 그는 "항공모함이나 핵잠수함에서 처럼 달에서도 안전하게 원자로를 사용할 수 있다면 훌륭한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주로 핵물질 반입을 금지하는 조약과 핵물질에 대한 우려 등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장애물들"이라고 덧붙였다.
'지구의 생명을 우주로 이주시켜 보존하고 싶다'는 포부를 지닌 이 60대 노신사는 원래 게임 개발자였다. 1983년부터 게임 업계에 뛰어들어 '테트리스' '던전 앤 드래곤' 등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은 명작들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는 2007년 돌연 게임 개발자로서 삶을 접고 우주탐사와 달·화성 기지 건설을 위해 우주 관련 국제 전문가 모임인 인터내셔널 문베이스 얼라이언스를 설립했다. 이 단체에는 NASA,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유럽우주국(ESA) 등 각국 우주청과 보잉,
기사에 담지 못한 주브린 박사의 인터뷰 영상은 세계지식포럼의 웨비나 플랫폼 '날리지스트림(Knowledge Stream)'에서 만날 수 있다. 날리지스트림은 세계지식포럼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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