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니 로브레도 필리핀 부통령이 로드리고 두테르테 행정부를 향해 '살인 정권'이라며 맹공했습니다.
필리핀 군경이 그제(7일) 북부 루손섬 칼라바르손 지방에서 좌익·인권·노동단체 활동가들의 자택 등을 급습해 9명을 사살한 사건을 비판한 것입니다.
오늘(9일) 일간 마닐라 블루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로브레도 부통령은 어제(8일) 성명에서 "이번 사건은 대학살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면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경찰에 '인권은 무시하고 공산 반군을 죽여버리라'고 지시한 지 이틀 만에 벌어진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투명하고 독립적인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군경은 이번 사건이 불법 총기와 폭발물 수색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용의자들이 먼저 발포해 벌어진 일이라고 밝혔으나, 피해자들이 비무장 상태로 사살됐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파장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한 피해자의 아내는 "남편, 지인과 함께 집에 있는데 경찰관 30명가량이 들이닥쳐 나와 지인을 집 밖으로 먼저 내보냈다"면서 "이후 10차례가량 총성이 들렸고, 남편의 시신이 끌려 나오는 것을 봤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메나르도 게바라 법무부 장관은 이번 사건을 법무부 차원에서 조사할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