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오랑우탄과 보노보 등 유인원 9마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았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동물원은 오랑우탄 4마리와 보노보 5마리에게 동물용으로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고 현지시간으로 오늘(4일) 미국의 지구지리 탐사 전문잡지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보도했습니다.
이 잡지는 유인원 9마리는 인간을 제외하고 미국에서 코로나 백신을 맞은 최초의 영장류라고 전했습니다.
카렌이라는 이름의 오랑우탄은 1994년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오랑우탄 중 처음으로 심장 수술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에 코로나 백신도 처음으로 맞았습니다.
샌디에이고 동물원의 네이딘 램버스키 야생동물 보호·보건 책임자는 오랑우탄과 보노보들이 각각 2차례 백신을 맞았고 어떤 부작용도 겪지 않았다며 항체 검사를 통해 백신 접종 성공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접종된 백신은 미국의 동물의약품 전문기업 조에티스가 개발했습니다.
조에티스는 작년 2월 홍콩에서 개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알려진 뒤 동물용 백신 개발에 착수했고, 현재까지 개와 고양이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에서 상당한 면역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샌디에이고 동물원은 지난 1월 고릴라 8마리가 코로나19에 걸리자 동물원에 있는 유인원들의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해 조에티스에 요청해 백신 접종을 진행했습니다.
램버스키 책임자는 동물용 백신이 특정한 종(種)에 국한된 게 아니라 코로나바이러스라는 특정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목적으로 하므로 개와 고양이 실험에 이어 유인원을 대상으로 백신을 맞혔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코로나19에 감염됐던 고릴라들은 항체 약물 치료를 통해 현재 회복 중입니다.
조에티스는 미국 내 다른 동물원들도 백신 접종을 요청해왔다며 오는 6월까지 더 많은 유인원을 대
이와 함께 조에티스는 밍크에 대한 백신 실험을 진행 중이며, 효과가 입증되는 대로 상용 허가를 신청할 방침입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지난해 모피용 밍크 사육 농장에서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해 밍크가 떼죽음을 당했고,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밍크를 대량 살처분하는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