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내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를 앞두고 홍콩 선거제 손보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렁춘잉(梁振英·66) 전 홍콩 행정장관이 내년 행정장관 선거 재도전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오늘(4일) 홍콩 공영방송 RTHK에 따르면 렁 전 장관은 어제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두고 베이징에서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홍콩 행정장관에 복귀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지난 3년간 난 손 놓고 지내지 않았다"며 "홍콩과 국가에 봉사하기 위해 어떤 것이든 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홍콩 행정장관 입후보 자격이 '20년 이상 홍콩에 산 40세 이상의 중국인'이라고 설명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나도 출마가 가능한 수백 만 홍콩인 중 한 명이다"고 밝혔습니다.
친중 성향의 렁 전 장관은 지난 2012년 7월부터 2017년 6월까지 홍콩 행정장관을 지냈습니다. 현재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상임위원입니다.
RTHK는 "홍콩 정계와 재계에서는 높은 인지도의 렁 전 장관이 캐리 람 현 장관에 이어 차기 행정장관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렁 전 장관은 지난 2016년 가정사를 이유로 행정장관 연임에 도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중국 양회를 앞두고 잇따라 정치적 목소리를 높이는 등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1주일간 친정부 사이트 '스피크아웃HK'에서 진행한 두 차례 화상연설에서 "홍콩이 누리는 특별한 자치권은 베이징(중국 중앙정부)이 준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홍콩에서 소위 민주주의자라는 이들의 상당수는 예를 들어 행정장관 임명에서 민주주의를 너무 밀어붙이고 베이징 당국의 권위를 무시함으로써 사실은 분리주의자가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당국이 이날 저녁 양회 참석을 위해 베이징에 간 전인대 홍콩대표단에 홍콩의 정치시스템 개편에 관해 설명하고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이어 "이번 양회에서는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 원칙에
SCMP는 또한 어제 궈웨이민(郭衛民) 정협 대변인이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린다는 것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철저하고 빈틈없이 이행하기 위해 지켜야 할 근본적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 백길종 디지털뉴스부 기자 / 100road@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