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자동차 전복 사고로 다리에 중상을 입은 뒤 응급 수술을 받았습니다.
CNN 방송과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 미국 언론은 오늘(현지시간 24일) 우즈가 장시간에 걸쳐 받은 수술의 내용을 소개하고 향후 경과를 전망했습니다.
◇ 피부 찢고 삐져나온 다리뼈…'분쇄 개방골절' 접합 수술
수술은 어제(현지시간 23일) 1급 외상치료 병원인 하버-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메디컬 센터에서 장시간 진행됐습니다.
이 병원 최고 의료책임자인 아니시 마하잔 박사는 성명에서 우즈의 오른쪽 다리에서 '분쇄 개방 골절'(Comminuted open fractures)이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분쇄 골절'은 뼈가 여러 곳에서 산산조각이 났다는 의미이고, '개방 골절'은 뼈가 제 위치를 벗어나 피부를 찢고 나온 상황을 뜻합니다.
의료진은 철심을 박아 무릎 아래 두 개의 긴 뼈인 정강이뼈와 종아리뼈를 고정했고, 발과 발목뼈는 수술용 나사와 핀으로 안정시켰습니다.
나사는 일반적으로 골절된 뼈를 접합하는 데 사용되고, 핀은 탈구됐을 수 있는 관절을 바로 잡는 데 쓰입니다.
◇ 근막 절개술로 혈관 압박 해소…피부 괴사와 신경손상 방지
의료진은 우즈의 근막도 절개해 피부 부기를 뺐다고 밝혔습니다.
브리검 병원 응급의사 제러미 파우스트 박사는 이 수술에 대해 혈액과 체액 순환을 돕기 위해 근육을 절개한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부풀어 오른 근육 조직이 혈관을 눌러 피가 통하지 않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이렇게 해야만 피부 조직 괴사와 영구적인 신경 손상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파우스트 박사는 "빨대를 평평하게 누르면 아무것도 통과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해보라"며 "근막 절개술은 혈액순환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만약 근막 절개술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면 피부 괴사로 다리를 절단했어야 했을지도 모른다며 의료진이 올바른 수술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 피부 감염 방지가 관건…발등 관절 손상 여부도 지켜봐야
전문가들은 뼈가 밖으로 나온 '개방 골절'이 피부 감염 위험을 증가시킨다면서 감염을 막는 것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뼈를 덮는 피부와 근조직이 감염돼 버리면 뼈를 봉합하는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LA 시더스사이나이 병원 부설연구소의 케네스 정 박사는 "많은 사람이 뼈 골절에 초점을 맞추지만, 그것은 (치료의) 일부일 뿐"이라며 "피부와 근막이 사실 매우 중요하다. 여기가 감염되면 모든 것이 위험해진다"고 말했습니다.
정 박사는 발등 중간 부위의 '리스프랑 관절' 손상 여부도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리스프랑 관절이 손상되면 심각한 통증으로 나타난다며 우즈의 골프 선수 생활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삶도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 길고 긴 치료의 길…피부·근육이식 수술 가능성도
전문가들은 우즈의 치료 과정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앞으로 추가 수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카이저퍼머넌트 병원의 정형외과 전문의 그레고리 테넌트 박사는 "뼈 접합과 상처 봉합에 앞으로 6∼9개월이 걸리고, 그 이후에 물리 치료와 재활 치료라는 회복 단계에 들어갈 수 있다"며 "우즈가 당분간 걸어 다니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혈관 압박을 낮춰야 하는 근막 절개술이 추가로 진행될 수 있고, 피부와 근육 이식 수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에모리 의과대학 정형외과 스콧 보든 박사는 "감염 위험이 증가하면 뼈가 정상적인 시간 내에 낫지 않을 가능성이 좀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우즈의 회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파우스트 박사는 피부 이식 수술이 이뤄진 다음에야 실제 회복 과정이 시작된다면서 우즈의 상황은 아직 거기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보든 박사는 "분쇄 개방 골절이기 때문에 우즈를 치료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면서도 "하지만, 우즈와 같은 엘리트 운동선수는 누구 못지않게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