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을 올릴 시기다. 사실은 늦은 감이 있다.'
아마존이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올린 전면 광고 내용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시간당 15달러로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아마존이 이를 적극 지지하고 나서서 주목된다. 미국계 기업으로 월마트(220만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인력(130만명)을 고용 중인 아마존이 공개적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1호 공약' 지원 사격에 나선 것이다.
아마존은 이미 지난 2018년에 임직원 시간당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한 바 있다. 이미 자사 임직원들에게 적용 중인 임금 수준을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3년 전 선제적인 조치를 취했음을 알려 임직원들의 자부심을 높이고, 다른 기업들과 차별성을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 새로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공약 실현에 총대를 메고 나서 힘을 실어주기 위한 다목적인 포석으로 풀이된다.
아마존은 이날 광고에서 "연방 최저임금이 2009년부터 7.25달러로 묶여있다. 수백만명 근로자는 12년간 임금이 동결됐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을 4년간에 걸쳐 15달러로 인상하면, 3200만명이 팬데믹에서 회복하는데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마존은 이런 점을 근거로 들며, 의회가 최저임금 인상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압박했다.
의회에서 부양책의 일부로 논의될 최저임금 인상법안은 시간당 7.25달러인 연방 최저임금을 오는 6월 9.50달러로, 2025년까지 15달러로 높이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법안은 민주당 상원의원 일부가 반대를 표시해 통과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조 맨친 상원의원(웨스트버지니아주)은 최근 "부양책에 최저임금 인상안이 포함된 건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혀, 상원에서 민주당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아마존은 자사 홈페이지에 최저임금 인상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까지 올렸다.
2018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삶에 용기를 얻은 임직원 사례 등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홍보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자극받아 미국 대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임금 인상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사기 진작을 위해서라도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이번 사태로 저임금 근로자가 더 타격을 크게 받고 있다는 여론이 거세지며 이들의 임금 인상 필요성이 계속 제
미국 최대 고용 기업인 월마트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현장직 근로자의 임금을 시간당 18달러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적용되는 월마트 근로자는 42만 5000여명이다. 아마존이 지원 사격한 '바이든 1호 공약'이 법안 통과 여부와 관계없이 확산될 지 주목된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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