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독일을 떠나 62년 가까이 미국에서 잘 살아온 95세 노인이 미국 법무부가 추방해 현지시간으로 어제(20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땅을 밟았습니다. 난파된 배에서 나온 서류 한 장 때문에 이런 수모를 당했습니다.
그는 75년여 전 독일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경비병으로 근무했었습니다. 당시 수용자들이 탔던 침몰선에서 발견된 근무일지에는 나치 부역 사실이 적혀 있었고, 이 사실이 법정에서 인정됐기 때문입니다.
몇 년 뒤 침몰한 배에서 근무일지를 포함한 서류를 건져냈고, 역사 담당자들은 여기서 그가 수용소에서 복무한 기록을 찾아냈습니다.
특히 베르거가 전시 복무 사실은 물론, 당시 부역한 결과로 독일로부터 연금을 받는 사실도 추방 결정의 근거가 됐습니다.
그는 독일 해군에서 근무하다 2차 대전 마지막 몇 달만 이 수용소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2차 대전 이후 아내, 딸과 함께 캐나다로 이주했고, 1959년 다시 미국으로 넘어와 정착했습니다.
dpa통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차 대전이 끝나갈 무렵 몇 주 동안 경비원으로 복무한 사실을 인정했지만, 어떠한 학대나 살해 행위에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
미국은 나치 박해 때 부역한 이들의 입국을 금지했지만, 이 법은 1957년 만료됐습니다.
미국은 이후 1978년 법 개정을 통해 나치의 박해에 참여한 이들의 입국이나 미국 거주를 금지했습니다.
베르거는 이 법에 따라 추방된 70번째 인사가 됐습니다.
[김지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 wc_100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