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가 총리 장남도 '아빠 찬스?'…관계부처 간부 접대 음성파일 폭로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장남이 아버지의 영향력을 활용해 당국을 움직이려 했다고 의심할만한 정황이 드러났다.
18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위성방송 회사 도호쿠신샤(東北新社)에 재직 중인 스가의 장남 세이고(正剛) 씨 등이 방송 인허가 관련 권한을 가진 총무성의 고위 관료를 접대하는 과정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이전까지 일본 정부 측은 접대가 업무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다케다 료타(武田良太) 총무상은 지난 16일 중의원 본회의에 출석해 "방송행정이 뒤틀린 일은 전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튿날인 전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세이고 씨에게 접대받은 당사자 중 한명인 아키모토 요시노리(秋本芳德) 총무성 정보유통행정국장은 작년 12월 세이고 씨와의 식사 당시 방송업계에 관한 대화를 나눴느냐는 물음에 "기억이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접대 사실을 처음 폭로한 일본의 한 주간지는 아키모토 국장의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의 답변 이후 녹음파일과 대화록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접대 자리에서 인허가 문제 등에 관한 대화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대화록에는 당시 세이고 씨가 "이번 위성방송 이동도…"라고 운을 뗀 후 BS를 반복해 언급한 것으로 돼 있다. 특히 마이니치신문은 스가 총리가 총무상이던 시절 장남인 세이고 씨가 비서관으로 일했으며, 총무성 간부들이 세이고 씨에게 총리의 그림자를 느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와중에 스가 총리가 대표를 맡고 있는 정치 단체 자민당 가나가와(神奈川)현 제2선거구지부는 지난 2012년 9월∼2018년 10월에 도후쿠신샤 측으로부터 개인 기부금으로 6차례에 걸쳐 약 500만엔(약 5215만원)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한경우 매경닷컴 기자 case@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