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밤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지역 에르빌에 있는 미군 기지를 겨냥한 로켓포 공격으로 민간인 1명이 사망한 사실을 AP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습니다.
이라크 주둔 미군은 사망한 민간인이 이라크 국적이 아니며 미군과 계약을 맺은 하도급 업자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공격으로 민간인 5명과 미군 1명이 부상했습니다.
AFP통신은 현지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국제동맹군의 기지가 모인 에르빌 국제공항 부근의 민간인 거주지역에 로켓포가 최소 3발 떨어졌다고 전했습니다.
쿠르드자치정부 내무부는 로켓포 여러 발이 에르빌 시내를 타격했으며 안보당국이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날 로켓포 공격은 지난해 12월 20일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을 공격한 이후 두 달 만으로, 지난달 20일 조 바이든 미 정부가 출범한 뒤로는 처음입니다.
이에 대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라크 쿠르드자치지역에서 벌어진 로켓포 공격에 격분했다"며 "쿠르드자치정부에 진상 파악과 책임자 규명을 요구했고 이에 대한 지원을 확인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라크에서는 수도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미군 기지와 외교 공관을 노린 로켓포 공격이 종종 벌어집니다. 미국은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를 공격 주체로 지목합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이라크 내 미국인, 미국 관련 시설이 공격받을 때마다 '이란의 미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이유로 시아파 민병대의 기지를 폭격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12월 말 이라크 내 미군 기지를 겨냥한 로켓포 공격으로 미군 소속 군무언 1명이 사망하자 미군은 시아파 민병대 하타이브 헤즈볼라 기지를 폭격해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습니다.
이 포격이 벌어진 뒤 시아파 민병대원들은 미국 대사관에 난입해 이틀간 항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 시위 직후 미군은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바그다드 공항에서 암살했습니다.
따라서 출범 이후 처음 발생한 이날 피습에 대해 바이든 정부가 어떤 수위로 대응할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이날 공격과 관련해 '아울리야 알담'(피의 수호자)이라는 조직이 배후를 자처했습니다. 이 조직은 그간 실체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이라크에는 민병대 형태의 소규모 무장조직의 규모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을 정도로 많습니다.
이들 가운데 대규모 무장조직과 연계해 대리군 역할을 하는
로켓포 공격이 계속되자 지난해 10월 미국 정부는 이라크 정부가 이를 막지 않으면 외교 공관을 폐쇄하겠다고 압박했습니다.
이에 이라크 정부가 시아파 민병대 등 강경한 반미 성향의 무장조직과 로켓포 공격을 멈추기로 합의한 뒤 공격이 멈추는 듯 했지만 곧 재개됐습니다.
[ 백길종 디지털뉴스부 기자 / 100road@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