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동일본 대지진' 발생 10주년을 한달여 앞두고 비슷한 지역에서 리히터 규모 7.3의 강한 지진이 발생해 주말 밤 일본인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지진으로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의 건물상부에 있는 사용후 연료 수조에서 물이 넘쳤지만, 건물 외부로 유출되지 않아 외부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는 게 도쿄전력의 설명이다.
13일 밤 11시 8분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리히터 규모 7.3의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NHK 등 일본 언론을 종합하면 이번 지진으로 95만여 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고 10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집계 됐다. 산사태 등이 이어져 도로 통제되거나 도로가 파손되기도 했으며 미야기현의 공동주택 등에서는 화재가 발생했다. 또 토호구(동북)신간센을 비롯해 일부 철도 노선이 운행 중지되거나 감편되는 등 곳곳에서 지진 영향이 나타났다. 쓰나미(지진해일)의 염려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일본 기상청은 향후 1주일간 여진과 이에 따른 산사태 등에 주의할 것을 요청했다.
이날 지진에 따라 후쿠시마현과 미야기현에서는 강한 흔들림이 감지되고 진동이 수십초 지속되며 주말 잠자리에 들려던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인터넷에서는 큰 흔들림에 일부 주민들이 놀라 집 밖으로 나오거나 선반위의 물건·그릇 등이 떨어져 깨졌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도쿄에서도 수십초간 진동이 관측되며 고층건물이 흔들릴 정도로 비교적 강한 지진이 감지됐다.
이날 후쿠시마현과 미야기현 등에서 진도 6강, 이와테·야마가타현 등에서 진도 5 등의 흔들림이 있었다. 또 도쿄·치바 등에서 진도 4정도의 흔들림이 감지되는 등 동일본 전반에 영향이 있었다. 진도는 리히터 규모와는 달리 특정 장소에서 감지된 지진으로 인한 흔들림의 상대적 세기를 의미한다. 진도 6강이면 고정되지 않은 가구가 대부분 움직이고 넘어지는 것도 많다. 서있기 힘든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진도는 '0'부터 서 있기가 불가능한 '7'까지 10단계(5, 6은 각각 5약·5강, 6약·6강으로 세분)로 분류된다. 특히 후쿠시마 등에서는 밤새 여진이 여러차례 이어졌다.
이번 지진으로 도쿄전력이 관할하는 지역(가나가와·시즈오카·군마·토치기·도쿄 등)에서만 토치기 23만여가구를 포함해 83만 여 가구가 정전됐다. 또 후쿠시마·미야기·이와테현 등에서도 9만여 가구 이상이 정전됐다. 전체적으로 95만여 가구의 정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도 6강이 관측된 후쿠시마현 소마시 등에서는 대피소가 설치되기도 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진원지는 후쿠시마 앞 바다로, 진원의 깊이는 약 55㎞로 추정됐다. 또 이번 지진으로 해수면이 약간 변동될 수 있으나 쓰나미의 염려는 없다고 분석했다. 일본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지진은) 2011년 대지진의 여진으로 생각된다"며 "향후 1주일간은 최대 진도 6강 정도의 지진에 주의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쿄전력 따르면 후쿠시마 제1·2 원자력 발전소에서 별다른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추가로 더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전날 발생한 지진의 흔들림으로 인해 후쿠시마 제1원전 5·6호기의 각 원자로 건물 상부에 있는 사용후연료 수조 등에서 물이 넘쳤다. 도쿄전력은 이에 대해 물이 건물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된 바는 없으며 외부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NHK에 따르면 원자력규제청은 넘친 물의 양이 적고 방사선량도 낮아 안전상의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14일 새벽 현재 후쿠시마 제1·2원전을 비롯해 진동이 강했던 지역에 위치한 원자력 발전소나 사용후 연료재처리공장 등 각 시설의 방사선 측정치에 변화가 없으며 방사성 물질의 누출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지진은 동일본대지진 10주년을 한 달여 남겨 놓은 상황에서 비슷한 곳을 진앙으로 발생해 공포감을 키웠다. 후쿠시마 주민들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0년 전 동일본 대지진을 떠올리게해 무서웠다"는 반응들이 있었다. 동일본대지진은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미야기현 앞바다에서 일어났다. 당시 리히터 규모 9.0을 기록했던 지진은 거대한 쓰나미를 발생시키며 후쿠시마·미야기·이와테현 등 태평양 연안 마을을 큰 피해를 줬다. 이 쓰나미로 작년
[도쿄 = 김규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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