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책임과 의사 결정이 중국 공산당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
영국 방송·통신 규제기관인 오프콤이 4일(현지시간) 영어로 송출되는 중국 방송사 CGTN의 영국 내 사업 면허를 몰수하는 초강경 조치에 나섰다.
지난해 2월 글로벌 인권단체의 고발장이 접수돼 1년 간 조사를 벌인 결과 방송사 내 의사결정과 자금 이동이 모두 중국 공산당과 연결돼 있는 등 정상적인 방송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옛 중국 중앙TV를 전신으로 하는 CGTN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세계 패권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이 발표되고 2년 후인 2016년 설립된 매체다.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아랍어 등 주요국 언어로 24시간 방송을 송출하며 중국 공산당 행사, 해외 일대일로 사업, 미·중 패권전쟁 등을 중국 관점에서 홍보해왔다. 개국 당시 시진핑 국가 주석은 "선명한 중국의 시각으로 중국의 이야기를 더 잘하고 중국의 목소리를 잘 전달하라"고 당부한 바 있다.
오프컴은 CGTN이 두 가지 중대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판단했다. 명목 상 스타차이나미디어 유한공사가 면허를 가지고 있지만 이 회사가 신뢰 있는 언론의 요체인 '편집권'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정치적 몸통을 추적한 결과 중국 공산당이라고 오프컴은 판단했다. 오프컴은 "영국 현행법 상 정당 등에 의해 통제를 받는 이는 방송 사업면허를 보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프콤의 사업면허 몰수 조치가 발표되자 CGTN은 즉각 자사 홈페이지에 뉴스 형식으로
CGTN은 "영국을 포함해 세계를 상대로 CGTN은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중국을 보다 잘 이해시켜왔다. 그런데 극렬 우파 단체와 반중국 세력들에 의해 조작된 주장으로 오프컴의 조사가 시작됐고 면허 취소가 결정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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