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이 지난주에 로빈후드로 게임스탑 주식을 사지 못했죠? 다 털어놓으세요! " (일런 머스크)
"옙. 옙. 잠시만요 배경설명부터 드릴게요." (블라디미르 테네브, 로빈후드 창업자)
한국시간 1일 오후 3시(미국 서부시간 밤 10시)에 '클럽하우스'라는 신생 소셜미디어에서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게임스탑 주식을 둘러싸고 미국에서 가장 뜨거운 인물 두 사람의 설전이 벌어졌다. 공매도의 공격을 받았던 아픔이 있는 테슬라의 CEO 일런 머스크와 지난주 일반인들의 게임스탑 주식 매수거래를 중지시켰던 증권거래앱 로빈후드의 CEO 블라디미르 테네브가 그 주인공들이다.
일런 머스크는 마치 국회의원이나 언론사 기자처럼 테네브 CEO를 향해 진실을 추궁하듯 질문을 이어나갔다. '비밀을 다 털어놓으세요' (spill the beans)라고 질문하는가 하면 '당신이 고객들을 상대로 사기를 쳤는지(sell your clients down the river)가 궁금한 겁니다' 등과 같은 다소 강도높은 질문들로 공격을 가했다. 이에 대해 테네브 CEO는 머뭇머뭇 하다가도 차분한 말투로 로빈후드가 왜 개인들의 주식거래를 막을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했다. 한국으로 치면 증권의 결제를 담당하는 한국예탁결제원과 같은 역할을 하는 미국의 NSCC가 게임스탑 주식의 변동성 증가로 인해 로빈후드 같은 증권사들이 갖고 있어야 하는 증거금(Deposit)을 무려 30억달러(약 3.3조원) 정도 추가로 넣으라고 요구한 것이다. 테네브 CEO는 클럽하우스를 통해 "24시간 안에 증거금 30억 달러를 마련하라는 연락을 지난 수요일 3시 반에 들었다"며 실리콘밸리에 있는 스타트업으로서 이렇게 큰 돈을 마련할 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자신들로써는 증거금 부담에서 벗어나려면 게임스탑 주식의 매수주문을 막아야만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머스크는 그 뒤에도 "어떤 공식으로 30억 달러라는 증거금을 요구했는가", "새벽에 30억 달러를 준비하라고 서류를 보내는게 전례가 있는 일인가", "누가 NSCC의 수장이며, 이 기관을 책임지는 사람들도 다 월가에서 온 이들 아닌가" 등과 같은 질문을 테네브 CEO에게 쏘아 붙였다. 로빈후드가 게임스탑 주식의 매수를 막은 배후에 월가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을 제기한 것이다. 테네브 CEO는 이런 질문들에 대해 "그렇게 믿을 근거는 없다"고 차분하게 답했다. 일런 머스크는 "앞으로도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지켜볼 것"이라는 말로 대화를 끝냈다.
2018년 이후 테슬라가 파산할 위기에 까지 몰렸었던 시기, 공매도 세력의 주가공격에 당했던 아픔을 갖고 있는 일런 머스크는 최근 공매도 공격을 받았지만 주가가가 역으로 오른 게임스탑 주식에 대해 연민을 갖고 있는 입장이다. 반면 테네브 CEO는 지난주 수요일 게임스탑 주식의 매수거래를 중지하면서 최근 개인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 이날 두 사람의 대화는 마크 안데르센이라는 실리콘밸리의 최고 벤처캐피탈 중 하나인 안데르센 호로위츠(a16z) 창업자가 주선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안데르센은 1990년대 말 넷스케이프를 창업하여 마이크로소프트에 도전했던 인물이다.
한편 a16z가 투자한 신생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는 이런 이벤트 등으로 인해 출시 전부터 폭발적 인기를 미국에서 얻고 있다. '클럽하우스'는 현재 초청을 받은 사람들만 접속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로 카카오톡의 오픈채팅방을 음성으로 옮긴 형태를 갖고 있다. 방에 접속하면 일런 머스크 같은 유명인을 비롯해 실리콘밸리의 유명 투자자 등이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들을 들을 수 있다. 손을 들어 그들에게 질문을 직접 할 수도 있고, 관심사가 맞는 이들을 위해 자신만의 방을 만들 수도 있다. 설립한 지 8개월 만에 기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